채권단이 8일 현대건설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 주었으나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8천3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12월말까지 결제해야 할 자금은 은행권 5천400억원, 제2금융권 1천500억원, 기타해외채권과 공모사채 5천100억원 등 모두 1조2천억원이다.
 채권단인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이 이날 현대건설의 기존 차입금 만기 연장을 결의함으로써 이 금액중 6천900억원은 제외돼 5천100억원이 결제 대상이다.
 이와함께 현대건설은 11∼12월에 영업이익 4천7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 이기간에 만기가 돌아오는 진성어음(물품대금 어음) 4천억원을 결제하고도 700억원이 남아 마련해야할 금액은 4천400억원으로 줄어든다.
 한편 채권단은 연말까지 10월말 현재 총부채규모 5조2천억원을 4조3천억원으로 축소시킬 것을 현대건설측에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건설은 부채를 9천억원 축소해야 하지만 해외채권과 공모사채 등 5천100억원이 결제되기 때문에 추가로 축소해야할 부채규모는 3천900억원이 된다.
 이 금액에 4천400억원을 더하면 현대건설이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해야할 자금총액은 8천3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문에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측에 강도높은 자구계획 마련을 수차례에 걸쳐 요구했고 그만큼 현대건설의 자구계획 발표도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외환은행 李沿洙 부행장은 “현대건설측이 조만간 실현가능하고 구체적인 자구계획안을 마련한뒤 연말까지 성실히 이행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현대건설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통해 기존 차입금 만기연장중단을 결의, 현대건설을 부도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