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현대건설의 유동성 추가 확보방안으로 모두 8천억원에 달하는 새로운 자구안을 빠르면 13일쯤 확정짓고 곧바로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12일 '현대건설을 독자회생시킨다는 게 경영진의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가급적 이번주초 추가 자구안을 내놓아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서산농장 일반매각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사재출자 등 현대가 할 수 있는 모든 자구안이 발표될 것'이라며 '기존에 낸 자구안 역시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마련중인 자구안에는 최소한 6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산농장 일반매각과 정 회장의 사재출자, 건설 보유주식 및 부동산 매각 등이 포함돼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현대건설은 서산농장 일반매각과 관련, 11일 현재 일반인 2천1백여명이 1억170만평(신청면적누계)을 매입하겠다는 뜻을 보여 실효성이 높은 자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산농장 매각대금이 관련 절차상 단시일내 입금되기 어려워 채권단의 요구를 충족시킬런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계열.친족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현대건설 지원 요청을 진행중인 정 회장은 지난주말에도 재차 지원을 요청했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현대건설이 제출할 자구책이 채권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져 자구안 제출시 출자전환 동의각서를 정부와 채권단에 함께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 3일 풋옵션(조기상환요구) 시행일 시작이후 두차례 연장한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8천만달러(900억원)어치를 오는 13일중에는 상환해야 해 상환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W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해외부도를 내게 돼 현대건설은 물론이고 해외진출 한국기업 역시 대외신인도 하락 및 해외 차입난 등을 피할 수 없게 되는 등 현대건설 사태 파장이 해외에서 처음으로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현대건설에 대해 신규자금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의한 채권단의 상환자금 지원여부 논의 등 향후 대응책 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측은 '아파트 기성 공사대금 등으로 충분히 갚을 능력이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자금여력상 일부만 상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부만 변제하고 일부는 분할상환하는 방안을 해외투자가들에게 제의했으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또 이번주내로 400억원 상당의 진성어음(물품대금) 만기가 돌아올 것으로 알려져 이른 시일내 추가자구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부도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