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현대·기아차가 국내 전 공장의 주말 특근·잔업 등을 중단키로 한 가운데 기아차 광명과 화성공장은 생산라인 조정으로 그나마 세계 경기악화의 한파를 피해 가고 있다. 이들 공장 직원들은 현재 큰 동요없이 조업중이지만 경기 한파의 영향이 상당기간 계속될 경우 감원 등의 조치가 뒤따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1일부터 다목적 레저용 차량인 카니발(소하리공장)과 쏘렌토·모하비(화성공장), 스포티지(광주공장) 등 SUV차량 생산라인에 대해 잔업이나 특근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기아차 광명공장은 노사 합의로 오는 12일부터 연간 5만5천여대의 프라이드를 더 생산할 수 있도록 카니발 생산라인을 교체하고 프라이드 생산에 필요한 잔업과 특근은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광명공장은 연간 20만대를 생산하는 프라이드가 유럽에서 수출 호조로 생산이 달리고 있는 반면 연간 17만대를 생산하던 카니발은 현재까지 10만대만 생산된 채 수출 부진으로 1일 5시간만 생산라인을 가동중이다.

또 쏘렌토를 생산중인 화성공장도 노사 합의는 안됐으나 장차 단종 예정인 쏘렌토 생산라인을 포르테 생산라인으로 개조, 생산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소형 및 준중형 자동차의 비중이 높아 다른 자동차 업체보다 타격을 덜 받고 있다"며 "앞으로 감산 또는 증산 계획을 세계적인 경기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광명과 화성공장의 경우 주로 소형과 준중형 위주로 생산을 하면서 기아차 전체가 겪고 있는 감산 여파에서 한발 벗어나 있으나 직원들 사이에서는 세계경기 불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감원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광명공장 직원 김모씨는 "회사 전체적으로는 감산 계획이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 공장에 구체적으로 감산 지시가 떨어진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세계경기 돌아가는 상황을 볼때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불안한 생각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GM대우자동차도 이날부터 토스카와 윈스톰을 생산하고 있는 인천 부평 2공장 가동을 내년 1월4일까지 중단했으며 오는 22일부터 근무일 기준으로 8일간 중소형 라인인 부평 1공장과 군산·창원 등 모든 공장 가동도 멈추기로 했다.

GM대우는 자동차 판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1∼2월, 최악의 경우 3월까지도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