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완성차 업체가 이달 들어 본격적인 감산체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이번엔 시화·반월 등 자동차 협력업체가 밀집한 공단에 공장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동차 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협력업체들의 타격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지만, 한편으론 '그래도 이 지경으로 빠르게 무너지나'싶어 우울하기만 하다. 기아와 쌍용, GM대우 등 수도권지역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업계의 불황은 곧 지역경제의 몰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 걱정스럽다.
자동차업계에 불어닥친 위기는 세계적 경제파탄에 기인한 것이어서 쉽사리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산자동차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자국의 빅3 조차 도산 위기에 처할만큼 시장상황이 나쁘고, 내수 역시 하루가 다르게 판매량이 급감하는 터에 업계로서도 감산외엔 뾰족한 수가 있을리 없다. 협력업체는 말할 것도 없다. 시화공단 입주기업의 가동률이 매달 뚝뚝 떨어지면서 전체 기업의 20~30%가 문을 닫고 공장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라니 사정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동안 자동차업계의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았지만 관련 업종, 협력업계가 받을 고통은 관심사 밖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업계가 불과 몇달전 총파업 일보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연출하는 동안 협력업체들은 이미 공장문을 닫거나 생사고락을 함께한 직원들을 퇴출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완성차업체들이 감산과 공장가동 중단을 결정하기 이전부터 협력업체들은 살을 도려내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업계 전반의 위기속에 그나마 기아차가 광명 소하리와 화성 공장의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급한 불은 끄고 있다는 소식이어서 다행스럽기는 하다. 판로가 막힌 SUV차량의 잔업·특근을 중단하는 대신 불황속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소형차를 증산하도록 생산라인을 교체, 세계적 경기 상황에 보조를 맞춰나간다는 자구책이다. 하지만 이같은 처방이 세계 경제위기속에 얼마나 약효가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또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모기업의 생산라인 교체에 곧바로 대응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저 용기를 잃지 않고 슬기롭게 이 위기를 극복해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자동차 위기, 협력업체에도 관심을
입력 2008-12-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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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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