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용유·무의관광단지 개발사업은 가능한가. 인천경제청이 용유·무의 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SPC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제기되는 의문이다. 철회의 이유는 SPC 설립에 앞서 사업관리업체를 꾸리려고 했지만 캠핀스키의 참여와 기능 등을 둘러싸고 주민대책위가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개발사업을 놓고,'본격추진, 난항, 계약해지, 좌초위기, 새국면' 등의 용어가 수도 없이 반복된 경우가 또 있을까 싶다. 혼란이 반복되는 것은 시민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용유·무의 관광단지가 시민과 소통되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한마디로 사업의 불투명한 결정과정과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강한 불신이 원인이다.

문제는 온통 장밋빛 청사진인데 왜 시민들은 오히려 불신의 눈길을 더하고 있는가. 시가 영종도에 추진하겠다는 '영종도 IBC-Ⅱ 프로젝트'를 보자. 이 프로젝트는 1조7천600억 원을 들여 MGM스튜디오와 호텔 및 리조트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용유·무의단지에 80조원을 들여 골프장, 해양레포츠시설, 카지노타운 등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가능성은 둘째 치고, 향후 새만금 등과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세상은 변했다. 그럴듯한 계획도 한 장을 들고, 투자자를 모아 특혜를 받아 내던 '땅 짚고 헤엄치던' 부동산 사업들이 좌초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데도 경제청은 캠핀스키에 대한 유예기간 연장과 해외투자자 유치 확약서 제출을 요청한다는 것이다. 답답하다. 기간을 연장한다고 결과가 달라지는가.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확약서가 무슨 소용이 있다는 것인가. 캠핀스키에 도대체 무슨 약속을 해주었으며, 왜 경제청이 법적 분쟁을 우려하는가. 행정도 세계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규제 때문에 삶이 더 악화된 지역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왜 계속해서 부동산 개발업자나 경제청의 장밋빛 계획으로 주민들의 삶이 피폐되어야 하는가.

이제 도면에 불과한 용유·무의 관광단지사업의 백지화를 검토할 때다. 언제까지 가능성도 없는 해외투자유치에, 시행사 수준의 외국기업에 행정이 매달릴 것인가. 관광단지가 아니라 공항과 물류도시에 걸맞은 산업모델을 찾아야 한다. 현실성 있고, 구체적인 개발사업을 통해 국가경제와 주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과감히 사업을 전환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