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주도하던 경기도의 지난 10월 산업생산증가율이 -5.4%를 기록, 5년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다가올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가 지난 198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개월 동안 연속 동반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상당기간 경기전망은 부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개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가 9일 발표한 '10월 경기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산업생산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5.4%로, 지난 200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도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 2003년 5월(-5.9%) 이후 5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경기도의 성장을 견인해 온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IT제품(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이 세계 경제둔화로 수요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 IT관련 제조업의 경쟁과열에 따른 단가하락세도 지속돼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낸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10월중 도내 제조업 생산증가율에 대한 주요 업종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이 1.4%p 상승했으나 전자부품과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등 주력 제조업은 3.7%p 줄어 도생산증가율 감소를 주도했다.

이밖에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도 1.4%p 감소하는 등 상당수의 업종이 모두 부진했다.

현재 우리나라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도 전년 동월대비 하락, 9개월동안 연속 동반하락하고 있다.

도소매업판매액지수도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고, 광공업생산지수와 제조업가동률지수 등의 생산부문 지표도 전월에 이어 0.8p 하락한 98.4로 또 감소, 9개월째 하강세를 긋고 있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고용과 생산 등 10개의 구성지표로 구성된 선행지수도 전년 동월에 비해 0.5%p 하락한 -1.3%를 나타내 11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건설수주도 크게 줄고 있다. 경기도의 공공부문 공기업 발주와 민간부문 건설업 발주의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3% 감소했다. 건설발주액의 전국대비 경기도의 비중은 전월보다 4.4%p 상승한 28.2%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서 실시한 경기도 기업경기조사 결과, 지난 11월에 이어 12월 경기도 제조업 업황 전망 BSI도 전월보다 9p 하락한 52를 나타냈고, 비제조업 업황 전망 BSI도 전월보다 6p 하락한 47이다. 이에 따라 도내 기업의 체감경기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경기개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 한영숙 연구원은 "국가 경제성장을 주도해왔던 도내 기업들이 전년 같은 기간에 100을 생산했을 때 비춰보면 현재 90이하로 생산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며 "경제상황이 지난 11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