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T사가 시공 중인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전력구 건설공사 현장. 15t 덤프트럭 수십여대분의 토사에 분진방지망 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인근 광교산 등산로와 도로 등지로 흙먼지가 날아들어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9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전력구 건설공사 현장.

3~5m 높이로 쌓인 15t 덤프트럭 수십여대분의 토사가 바람을 타고 인근 광교산 등산로로 날아들고 있었다. 등산객 이모(51·여·수원시 영통구)씨는 "바람이 불 때마다 흙먼지가 산 전역으로 휘날려 마스크를 써야 하고 비가 오면 인근 도로는 진흙탕이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이 공사현장의 분진방지망 미비는 엄연한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이다.

명품도시를 표방하며 지난해 11월 착공된 광교신도시 일부 공사현장이 각종 환경오염 방지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특히 일부는 집진장비 등을 통해 분리수거해야 하는 석면은 물론 원천저수지 내 토사 유입까지 방치하고 있어 안전불감증의 전형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같은 날 옛 원천유원지 입구 야산 도로변. 콘크리트와 와이어 등 각종 건축 폐자재와 철거물이 수십여t 쌓여 침출수가 흐르는 가운데 일부 적재물에서는 유리섬유와 같은 석면도 발견됐다. 석면은 환경 관련법상 분진방지 봉투 등에 담아 별도로 처리해야 하지만 이곳 적재물들은 지난 10월부터 두달 가까이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재물 담당 B사 관계자는 "인근 모텔 등의 철거가 최근에 끝나 석면 건자재 등의 분리 배출 및 안전망 설치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광교 택지조성공사 1공구 현장 내 원천저수지 좌측 회주도로변에는 3m 높이의 토사가 아무런 분리장비도 없이 저수지 경계선에 수십여t이 적재돼 있었고, 일부 토사는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저수지쪽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적재 현장으로 통하는 도로 입구는 공사 업체에 의해 모두 폐쇄된 상태였다.

또 여천 일대 4공구 각 현장은 세륜시설은 물론 감독 인원까지 배치돼 있지 않아 편도 1차선 도로가 온통 흙으로 범벅이 됐지만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푸른환경연합 김태동 사무총장은 "지난 8월부터 각종 환경시설 설치를 촉구했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해당 시설이 운용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기도시공사의 기술감사팀 관계자는 "공구별로 상설감독기구나 책임감리기관이 다 있기 때문에 분진망 미비나 토사의 하천 등 유입, 석면이 섞인 폐기물 적재 등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현장 확인을 통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