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현재 4조8천억원대의 차입금 규모를 내년말까지 2조7천억원대로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내용의 내년도 자금수지 계획을 마련,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기관에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와관련,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22일 김경림 외환은행장과 만나 이같은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건설이 20일 1조2천974억원의 추가 자구계획을 발표했는데도 내년 들어 자금난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내년 한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2조5천575억원(국내 1조9천701억원, 해외 5억3천400만 달러)으로 올해 만기연장한 차입금 7천140억원을 포함할 경우 총 3조2천715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우선 ▲영업부문 자금잉여 4천500억원 ▲올해까지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남는 유동성자금 2천123억원 ▲내년도 자구계획 9천39억원(서산농장 매각 3천억원 포함) 등 내부자금 조달로 내년 차입금을 1조7천53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여기에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조3천540억원중 50% 차환발행 ▲은행차입금 만기연장과 신규차입 5천500억원 ▲수출금융 360만 달러.프로젝트 파이낸싱 200만달러로 1조8천43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될 경우 내년 차입금을 모두 충당하고도 1천377억원이 남는다는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이를 위해 2001년 만기 회사채 차환발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기관이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으로 상향조정하고 자구추진 과정중 일시적인 자금부족에 대비, 최소한의 금융지원을 은행권에 요청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것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는 것'이라며 '등급 하향조정의 원인이었던 단기 유동성 위기와 형제간 갈등이 해소된 만큼 신용등급을 재검토해 줄 것을 관련기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12월말까지 갚아야하는 차입금은 4천298억원으로 영업부문 자금잉여 859억원과 서산농장 담보 대금 2천100억원, 분당 하이페리온 매각대금 460억원 등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총 1조6천331억원의 자구계획을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1조 356억원을 이행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