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상정 문제를 놓고 난장판이 됐다.
여야가 극한 대립까지 치달은 국회 본청 401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회의장 안과 밖은 전쟁터로 변해버렸다.
외통위는 오후 2시 비준동의안 상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전쟁은 전날 밤부터 시작됐다.
한나라당은 전날 자정까지 의원과 보좌진 30여명을 배치해 회의장을 지켰고, 이날도 오전 6시30분께 의원 11명이 회의장에 들어온 뒤 옆에 있는 위원장실에 대기했다. 박진 위원장과 정몽준 최고위원 등 중진들이 직접 나서 의원들을 독려했다.
민주당은 개회 자체를 막기 위해 이날 새벽 박 위원장과 한나라당 간사인 황진하 의원 자택에 의원들을 급파했으나 이미 두 사람이 자택을 비운 뒤였다.
또 오전 8시15분께 의원총회까지 취소한 채 원혜영 원내대표를 필두로 의원과 당직자 150여명이 4층 회의실로 몰려갔지만 박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을 이유로 경위들은 문을 열지 않았다.
민주노동당도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의원과 당직자 10여명이 몰려와 출입 금지조치를 맹비난했지만 경위들은 요지부동이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오전 9시30분께부터 옆문으로 이동해 정과 대형 해머로 문을 내리치면서 개문을 시도했다. 그 사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원내대표 접촉을 갖고 절충점 모색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민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도 면담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에 민주당 당직자들은 회의장 문을 열기 위해 다시 해머로 문을 내리쳤고, 11시10분께 한쪽 문을 뜯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회의장 안에 있던 경위들은 소파와 책상, 의자 등을 쌓아올려 민주당의 회의장 진입을 막았고, 감정 대립이 격화되면서 민주당은 소화전을 끌어다 바리케이드 너머로 즉석 물대포를 쐈고, 경위들은 밖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장 밖 유리문이 파손되면서 한나라당 보좌관이 손가락을 크게 다쳐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난장판 상황 속에 박 위원장은 오후 2시가 되자 한나라당 의원 10명만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비준동의안을 상정한 데 이어 이를 법안심사소위로 넘겼다.
박 위원장은 3분 여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선 원혜영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이런 일은 없었다. 날치기 사기상정으로 원천무효"라고 외쳤고, 강기정 의원은 "매국노 박진 어디 갔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쟁터로 변해버린 국회
해머로 문부수고… 물대포·소화기 난사 … 기물파손… 여야 대치에 외통위 회의장 아수라장
입력 2008-12-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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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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