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최고위원이 18일 오전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 현장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상순기자 youn@kyeongin.com

인천지역 중소기업인들이 18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인천을 찾은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을 향해 '절박한 현장 목소리'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기업인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정부대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just on time(필요할 때 지원)'이라며 현장의 다급함을 호소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도 사후약방문식 지원은 쓸모가 없다는 평소 지론(slow help no help)을 들어가며 기업인들을 다독거렸지만, 기업인들의 표정은 반신반의하는 듯했다.

김광식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은 "제조업 생산지수가 지난달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80%대를 유지하던 인천지역 산업단지 공장 가동률도 조만간 6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금경색을 해소하고 지역 공공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주)대광정공 이종율 대표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보증서를 발급받아 은행을 가더라도 막상 창구에서는 거절되는 사례가 있다"며 "현재 30억원에 1년인 보증한도 및 기간으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한시적이라도 보증한도와 기간을 상향 및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지엠대우 이성상 전무는 "다음주(22일)부터 2주간 부평과 군산공장 등의 가동을 중단하는데 이어 내년 2월까지도 한달 평균 4~5일 가량은 조업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조업중단에 따른 부품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협력업체에 대한 유동성 지원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재영솔루텍(주) 김학권 대표는 "통화옵션상품(키코) 피해는 가입업체 뿐만아니라 금융기관 관리를 소홀히 한 당국에도 있는 만큼 키코로 인한 환차손의 회계처리를 유예해 주는 등 지원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자산재평가 제도 조기도입 등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의 재무제표 건전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주)선광 심충식 대표는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만업계는 항만부지 사용료 급등과 지난해 항운노조 상용화 과정에서 채용한 항운노조원에 대한 월 500만원 가량의 임금 보장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항만부지 사용료 감면 등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주)나스켐 손대업 대표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을 통해 취득한 특허권이 침해당하는 것을 방어하는데 있어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인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 대표는 또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최저임금제 적용 배제 및 별도의 산업재해 보험요율 적용 등 현실과 맞지않는 제도적 장치부터 우선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허태열·송광호·박재순·박순자 최고위원과 이윤성 국회부의장, 안경률 사무총장, 차명진·윤상현 대변인, 김기현 제4정조위원장, 홍일표 인천시당 위원장 등 당직자와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안상수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