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이 IMF 이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줄어 '내 집 마련의 필수품'이라던 옛 명성을 잃고 있다. 이는 미분양 가구수가 16만 가구를 넘어서고, 최대 인기 청약지로 관심을 모았던 '광교', '청라'까지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청약통장없이도 알짜 아파트를 골라 분양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청약통장 인기가 급격히 시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1일 금융결제원 및 스피드뱅크 등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청약통장 계좌수는 모두 643만2천151좌수로 지난해 같은 시기(691만1천994좌수)보다 47만9천843좌수 줄어 한 해 동안 85만6천943좌수 감소했던 1998년(IMF)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IMF 이후 각종 청약관련 규제가 해제되면서 가입자수가 크게 늘었고 판교 분양시점인 2006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2007년들어 청약가점제 시행과 지방 분양시장 침체로 청약통장 가입자수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청약 관련 규제완화도 청약통장 감소세를 막지는 못했다. 정부가 9·9대책을 통해 향후 10년간 150만호 서민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수도권 투기과열지구가 대거 해제되면서 비세대주와 당첨 경력자들의 1순위 청약 제한이 폐지돼 청약통장 활용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11월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오히려 전월 대비 7만3천640좌수가 줄었다.

지역별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서울이 226만2천144좌수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경기지역 가입자수가 205만1천120좌수로 조사됐다.

도내에서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성남으로 27만5천44좌수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광교신도시가 속한 수원지역이 24만7천881좌수, 삼송신도시를 비롯해 각종 뉴타운, 택지지구 등이 개발예정인 고양시도 18만2천104좌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짜배기 물량도 미분양에 따른 선착순 모집에 들어감에 따라 청약통장 및 부금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