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5일로 노사합의 1주일을 넘어섰지만 부평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갔을 뿐 아직 구조조정에 대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아더 앤더슨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짜고 있는 반면 노조도 나름대로 자문을 구해 경영혁신안을 마련중이다.
 ◇노-사 구조조정안 충돌 불가피=구조조정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 경영혁신위원회 구성은 내주 초나 돼야 구체화될 것 같고 운영자금을 포함한 12월 중 채권단 지원예정액인 898억원도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다. 사측은 아더 앤더슨의 컨설팅 결과와 자체 방안을 토대로 세부 구조조정 계획을 짤 예정이지만 노조도 시민단체와 학계 인사들의 자문을 구해 경영혁신안을 준비중이어서 결국 경영혁신위에서 서로의 안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영혁신위에서는 어느 한 곳이 양보하지 않는 한 핵심부분의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력조정 규모놓고 관측 무성=대우차 안팎에서는 6천500명 감원설과 심지어는 7천명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실제 아더 앤더슨의 컨설팅 결과가 6천500명 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차 경영진은 11월말 노사협의회에서 감원 규모를 4천명까지 언급한 바 있다. 노조는 7천명 가까이 감원된다면 부평공장이 폐쇄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가동률이 50%를 밑도는 부평공장의 경우 현재 생산직이 7천200명 가량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도 생산계획이 올해 87만대에 크게 못미치는 56만대 정도로 책정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사측은 그러나 인력조정은 사업 부문별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평의 폐쇄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라인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사측은 내주초 경영혁신위가 구성되면 인력조정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지만 노조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한 상태다.
 ◇희망퇴직 후 해고 수순 밟을까=사측은 노조와의 충돌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희망퇴직을 비롯한 몇가지 방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단협 때 맺은 5년간 고용보장 협약과 지난달 27일 노사합의문의 효력다툼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정리해고 절차에 들어가려면 법이 규정한 회피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먼저 희망퇴직이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대우차 입장에서는 희망퇴직을 실시할 경우 소액의 위로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이 없는 만큼 남는 직원들의 고통 분담을 통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올 초 이뤄진 희망퇴직 당시 근무연수에 따라 2∼8개월분 평균임금이 위로금조로 지급됐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대우차 사무노위는 고통분담 방안에 대해 동조할 뜻을 내비쳤지만 남는 직원들이 과연 자신들의 봉급 일부를 갹출해 퇴사자들의 위로금 지급에 사용하는 방법을 수용할지 여부도 미지수인 상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