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09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25개 주요 공기업들이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9조원 늘린다.

기획재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에너지·금융 관련 34개 주요 공공기관이 30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9년도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9개 금융 공기업을 제외한 25개 주요 공공기관의 내년 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9조원(18.5%) 증가한 57조원이다.

고속도로·철도·혁신도시 등 SOC 투자는 올해 34조4천억원에서 내년에는 40조4천억원으로 늘어난다.

원전건설·LNG설비 등 에너지 투자는 12조1천억원에서 14조7천억원으로, 농업·문화 등 기타 투자는 1조7천억원에서 2조원으로 증가한다.

기관별로 보면 대형 공기업인 주택공사가 15조8천112억원으로 10.4%, 토지공사는 12조6천996억원으로 26.3%, 철도시설공단은 6조987억원으로 31.8%, 도로공사는 2조7천961억원으로 19.3%를 늘렸다.

석유공사·가스공사·남동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수력원자력 등 에너지관련 공기업들도 내년 투자 규모를 40% 이상 늘렸다.

25개 주요 공공기관의 내년 상반기 자금 집행률은 올해보다 7%포인트 높은 61%다.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 경기 침체에 선제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예산을 조금 더 빨리 집행하기 위해 회계연도 전에 사업비 배정 및 계약을 하고 시공과 설계를 병행하는 패스트트랙 기법을 도입하는 등 공기업별로 집행률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 9개 금융공기업은 올해보다 대출 지원을 25조원, 보증·수출보험 지원을 55조원 증액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의 지원액은 올해 105조원에서 130조원으로,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보증·보험기관은 52조원에서 66조원으로, 수출보험 지원액은 130조원에서 170조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기관별로는 산은이 27조원에서 32조원, 기은 27조원에서 36조원, 수은 40조원에서 47조원, 수출보험공사 130조원에서 170조원, 신보 30조원에서 42조원, 기보는 12조5천억원에서 14조5천억원 등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 점검을 강화하고 조기 집행을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업무보고에선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 현황도 함께 보고됐다. 공공기관 통폐합 등을 위한 27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으며, 내년에도 민영화·통합 등을 위한 절차가 진행됨과 동시에 200여개 공공기관의 경영효율화 계획이 마련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형 공공기관들이 합동으로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 경제가 직면한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공공기관도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