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상용차와 우방, 대우차의 직접 영향권인 대구와 인천의 체감경기는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위축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가 전국 1천9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내년 1.4분기 기업경기전망'에 따르면 경기실사지수(BSI)는 전국 평균 63으로 나타나 올 4.4분기의 109보다 무려 46포인트나 낮아졌다.
이는 IMF체제 당시인 98년 분기별 BSI인 61∼75와 비슷한 수준이다.
BSI가 100을 넘으면 이전 분기보다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나타낸다.
특히 삼성상용차, 우방, 새한 등의 몰락에 따라 중소제조업체의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대구의 체감지수가 전국 최저인 37, 대우차 비중이 큰 인천도 55로 각각 나타나 이들 2곳은 지난 72년 대한상의가 BSI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항목별 지수를 보면 모든 항목이 100을 밑돌았다.
원재료가격이 58로 최저치를 보인데 이어 경상이익(61), 자금사정(65), 내수(66)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설비투자(95), 수출.고용(90) 등이 그나마 높았다.
업종별로는 4.4분기에 섬유, 유화, 목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100을 넘었던 것과는 달리 1.4분기에는 계절의 영향을 받는 사무기기(115)와 2∼3년치 조업물량을 확보한 조선(106) 등 2개업종만 100을 넘었다.
특히 의료.정밀기기(86), 전자(85) 등은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목재(19), 섬유(49), 가죽.신발(49) 등은 아예 50을 밑돌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지수는 각각 4.4분기보다 35∼36포인트 떨어진 72와 61로 나타난 가운데 대기업은 수출(102)만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7로 가장 높았고 울산(72), 광주(67) 등이 평균치를 웃돈 반면 대구(37), 부산.인천(55) 지역은 심각한 경기 악화를 우려했다.
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는 대우차, 현대 문제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예상된 경향이 있다'면서 '기업들이 내수진작과 구조조정 완료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정부는 조속히 불안심리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