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얼어붙고 각종 정책자금은 그림의 떡이 된지 오래됐으며 금융권은 담보대출등 '안전한' 대상에만 자금지원의 길을 터놓았을 뿐 중소기업에게는 나날이 문턱만 높아지고 있다.
 연말들어서는 금융권의 구조조정과 BIS기준을 맞추기위해 대출된 자금까지 회수하고 있는데다 상호신용금고 사건등으로 제2금융권까지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금난의 대표적 원인의 하나로 소비위축을 꼽는다.
 재래시장은 물론 백화점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매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자동차·전자·의류등 대표적 소비재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돈이 흐를 곳을 찾지 못한채 고여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인천지역은 대우자동차 부도와 이에따른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도산위기에 처하고 임금체불등이 이뤄지며 최악의 소비위축을 부르고 지역경제 자체를 최악의 상태로 내몰고 있다.
 이와함께 잇따른 대신·정우·대한상호신용금고의 영업정지가 이어지면서 인천지역 자금시장까지 극도로 얼어붙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의 민간소비 감소가 기업투자 위축과 함께 한국경제의 장기불황 국면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까지 표현하고 있다.
 지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소비성장률과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일제히 떨어지고 있으며 공장마다 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침체로 실직가능성이 높아지는등 장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심리가 팽배해지면서 내수소비의 침체를 가져왔고 대우·현대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장의 심리 불안이 실물에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이 앞으로도 소비를 더 줄이겠다고 마음먹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10월중 소비자 전망조사에서 6개월 후의 소비계획을 묻는 소비자기대지수는 89.8로 전달(90.9)보다 더 떨어졌다. 소비자기대지수가 100이하일 경우 소비를 줄이겠다는 가구가 늘리겠다는 가구보다 더 많다는 얘기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것은 주식시장 침체와 2단계 기업·금융 구조정에 따른 고용불안등 내부적 요인에다 유가폭등, 반도체값 폭락, 환율불안등 외부적 요인까지 겹쳐 경제불안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IMF사태 이후에는 고금리에다 증시호황으로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제가 일시적이나마 회복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증시침체등으로 돈이 묶여 소비할 계층이 얇다는게 문제다. 가계는 실업에 대한 공포로 기업들은 경기하강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나마 있는 현금도 잔뜩 움켜쥐고 있어 좀처럼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같은 돈맥경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근의 소비위축이 주로 심리적 요인이라는점을 감안할 때 우리경제의 실상을 정확히 전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97년 당시에 비해 외환보유액·경상수지가 호전됐고 전자·정보통신등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았는데도 불구하고 심안심리가 팽배해 있는 것은 우리의 경제상황이 잘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尹載埈·裵鍾錫기자·bio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