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새벽 서울 용산 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농성중인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의 한 건물 옥상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이 진행된 가운데 옥상에 설치한 망루에 불이 나자 한 농성 철거민이 안에 사람이 있다며 울부짖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이주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19일부터 시위를 벌여왔다.
   경찰이 농성중이던 용산 철거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4명의 철거민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 4층짜리 건물에서 전날부터 점거농성중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42분 10t짜리 기중기를 이용, 경찰 특공대원들이 타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민들이 이틀째 농성중인 건물 옥상으로 끌어올려 본격적인 진압 작전에 돌입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진압이 시작된지 40여분만인 7시24분께 옥상에 철거민들이 설치한 5m 높이의 망루에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옥상 전체로 번졌고 망루는 1분도 안돼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철거민들이 농성을 시작하면서 대량으로 준비한 시너에 불이 한꺼번에 옮겨붙은 것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사망자 대부분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부상자도 다수 발생해 철거민과 경찰 17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에 이송된 철거민 중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중상자도 포함돼 있어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배모(39)씨는 "망루 안쪽에 작은 불꽃이 한두 차례 있다가 꺼지고 얼마 되지 않아 이전하고 다르게 갑자기 큰 불꽃이 망루 전체로 확 피어올랐다. 시너같은 인화물질에 옮겨붙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망루 부근에서 철거민으로 보이는 시신 4구가 발견돼 수습하고 있으며 한 명은 건물에서 뛰어내려 위독했는데 병원으로 후송한 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진압 작전은 오전 7시47분께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에 철거민 3명이 올라타 구호를 외치며 저항하는 바람에 경찰이 추락에 대비해 건물 바닥에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아찔한 상황도 나왔다.

   이어 7시47분에는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외벽에 철거민 3명이 올라타 구호를 외치며 저항하는 바람에 경찰이 추락에 대비해 건물 바닥에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아찔한 상황도 나왔지만 이들은 5분여만에 모두 진압됐다.

   이들이 검거되면서 경찰 진압작전은 마무리됐다. 경찰은 건물 주변에 전.의경 병력을 투입해 외부인의 진입을 막고 있으며, 인근에서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30여명 이 진압에 항의했다.

   앞서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 수십명은 19일 오전 5시부터 이 건물을 점거하고 "강제철거를 하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 철거 전에 생계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