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협력업체들의 '연말위기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부도업체가 늘어나고 결제가 돌아오는 어음이 쌓여있지만 자금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고 있다.
 대우차도 채권단의 지원이 늦어져 체불임금이 쌓이고 원자재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또 이번주 초 채권단이 대우자동차판매에 대한 워크아웃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대우차 사태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협력업체 자금난 '산넘어 산'=부도를 낸 대우차 부품 공급업체가 1차 협력업체 12개사, 2차 협력업체 3개사 등 15개 업체로 늘어났다. 채권단이 자금지원 재개를 결정하면서 부도 업체는 종전의 6개에서 주춤하는 듯했으나 다시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주. 자금 수요가 많은 연말이어서 협력업체들이 결제해야 하는 어음은 2천775억원에 달한다. 또 연말을 잘 넘긴다 해도 내년 1월말까지 2천685억원을 또 막아야 한다. 부도 업체가 늘어나면 부품공급이 안돼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수 밖에 없고 다른 부품도 무용지물이 돼 연쇄부도가 불가피해진다.
 대우차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으나 부도 업체가 수십개로 늘어나면 부품 조달이 안돼 생산라인을 멈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과 대우차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는 대우차의 정리채권 1조4천216억원 전액을 새 어음으로 바꿔달라고 정부와 채권단에 호소하고 있으나 아직 별무성과. 협신회 등은 당분간 '읍소작전'을 펼친 뒤 그래도 성과가 없으면 부품공급 중단을 선언하는 등 배수진을 치며 '협박작전'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협신회 관계자는 “채권단 방침대로 전체 정리채권의 40%를 새 어음으로 4차례로 나눠 바꿔줄 경우 자금조달의 한계로 연쇄도산이 불가피하다”며 “기아차 부도 때 처럼 정리채권의 100%를 신어음으로 교환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 자금지원도 '코끼리 비스킷'=채권단은 지난달 29일 7천279억원의 지원액수 가운데 우선 이달중 898억원을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산업은행이 466억원을 내준 뒤 아직 추가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요자금은 기존 대우차 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해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게 지연 이유로 알려지고 있다.
 지원 금액도 임직원 급여 지급이나 협력업체 지원에는 쓰지 못하고 원자재구입비로 거의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1천200억원에 달했던 체불임금이 지난 7일 급여 지급으로 130억원 가량 줄었다 다시 그만큼 늘어나게 됐다.
 대우차 자금부 관계자는 “현재 보유중인 현금은 고작 20억~30억원”이라며 “이번주중 나머지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우자판 워크아웃 중단 땐 대우차도 '큰일'=대우자동차판매 워크아웃 연장여부도 26일께 결정된다. 지난 22일 채권단 회의에서 연장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다시 회의가 열리는 것. 대우차는 자판을 통해 자동차를 판매, 매주 차량대금 300억원 가량을 받고 있으나 워크아웃이 중단되면 대우자판은 당장 채권상환에 들어가야 해 밀린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제품 판매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우차 관계자는 “대우자판에 대한 워크아웃 중단 결정이 내려지면 대우차는 수출에만 의존해야 하며 내수 차량은 생산을 중단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사 구조조정 합의도 '난망'=회사가 대규모 인원감축과 투자·개발비 축소를 위주로 한 자체 구조조정안을 확정했고 노조도 인원감축 없이 독자생존을 모색하는 내용의 자체 혁신안을 마련, 이번주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그러나 워낙 입장 차이가 큰 상태여서 연말까지 몇차례 회의를 연다고 하더라도 합의는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따라서 구조조정도 해를 넘길 공산이 크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