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지수 500선을 지킨채 한해를 마감했지만 연초 개장일에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며 1,000선을 넘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새천년의 첫해 폐장일인 26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금요일보다 4.02포인트 오른 504.62로 마감했다. 지난 1월4일 개장일 지수(1059.04) 와 비교하면 정확히 반토막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이날 거래소시장은 지난주 지수가 연중최저를 기록하면서도 500선의 지지를 확인했고 미국 나스닥지수도 2,500선을 되찾은데 힘입어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내일부터 일주일간의 긴 휴장에 들어감에 따라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줄곧 관망세로 일관해 지수 오름폭이 제한받았다. 다만 선물 강세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가 다소 유입돼 그나마 시장을 지탱했다.
은행권 파업과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도 투자자들의 시장참여를 꺼리게 만들었다. 오후 2시5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3.20원 오른 1,249.70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으나 그 오름폭은 강보합 수준에 그쳤고 그 와중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이 오후들어 약세로 돌아서 지수 상승의 덜미를 잡았다.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현대전자였다. 지난 7일동안 하락했던 현대전자는 간만에 외국인들이 대거 순매수한데 힘입어 시간이 갈수록 오름폭이 커지며 사흘만에 4천원선을 만회했다.
현대전자는 이날 2천5백만주가 매매되면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으로 기록됐다. 또 현대건설, 현대증권등 다른 현대그룹주와 현대산업이 거래량 상위 10위 종목에 랭크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올해 최고의 화제주로 꼽히는 동아건설의 '보물선 주가'는 그 열기가 식지 않은채 14일째(매매정지일 하루 제외) 상한가행진을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환인제약, 대원제약, 유유산업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등 한때 '부시 수혜주'로 꼽히며 가파른 랠리를 했던 의약주들의 낙폭이 컸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전자의 강세에 전기전자업종은 닷새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관망 분위기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3백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을뿐 개인과 기관은 각각 3백84억원과 2백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스산한 분위기만큼 손바뀜도 한산해 거래량은 2억5천만주에 불과했고 거래대금도 1조4천9백억원 수준에 그쳤다.
한편 2001년 증권시장은 1월2일 개장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