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강경발언으로 남북 관계가 급속히 경색된데 이어 서해5도 해상 중국 어선들이 한꺼번에 자취를 감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현지 주민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백령·연평 앞 바다에 출몰하던 수십여 척의 중국 배들이 사라졌다.
이런 상황을 감지한 옹진군은 지난달 말부터 본청 지하에 비상상황실을 꾸려 북측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관계당국의 민감한 반응에는 지난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 발발했던 1, 2차 연평해전을 앞두고 중국 어선이 한데 사라졌던 상황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1주일여 남겨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따라 옹진군은 관내 어선 입·출항 현황을 매일 확인하는 한편 해경, 해군 등 유관기관과 협조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다급한 공기관과 달리 현지의 주민들은 느긋한 반응이다.
김만량 백령면 진촌 어촌계장은 "주민들은 전혀 신경을 안쓰고 있다"며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이 사라진 것은 한달 넘게 지속됐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NLL에서 중국 어선이 출몰하는 시기는 매년 반복된다"고 덧붙였다. 꽃게잡이가 한창인 4월부터 그해 11월까지 밤과 낮을 가리지 않다가 이후 그 수치가 꾸준하게 감소한다는 해석이다.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는 서해 최북단 연평도에서도 그대로 확인되고 있다. 김광춘 연평면 어촌계장은 "작년이나 그 이전에도 북측은 매번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 출어 시기는 북한이나 우리 어민이나 일치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꽃게철이 아니라 1월에만 5~6일 바다로 나갔다. 기름값이 올라 배를 운항하며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옹진군은 "중국어선이 자취를 감춘 것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해경과 해군은 만일 사태에 대비해 연평·대청어장의 조업 구역을 이탈하는 사례를 적극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골칫덩이 中어선 안보여도 골치
올들어 일제히 자취감춰 관계당국 배경 촉각… 춘절 영향 무게… "연평해전때와 비슷" 긴장
입력 2009-02-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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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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