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아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가 나란히 경차 신모델을 공개하면서 '경차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시 뛰는 휘발유 가격
23일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2일 기준 경기도내 휘발유 ℓ당 평균가격은 1천520.39원으로 지난해 12월31일 1천291.01원보다 229.38원(17.8%)이나 올랐고 올 초 유류세 환원으로 인한 가격상승분을 제외하더라도 130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Dubai) 원유는 배럴당 45달러 내외로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 또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경우 SK에너지(1조4천844억원), GS칼텍스(1조87억원), S-오일( 1조883억원) 등 정유 3사 모두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고 특히 SK에너지(54.3%), GS칼텍스(51.3%) 등이 전체 매출중 수출실적이 절반을 넘겼다.
정유사들은 국내 휘발유 가격의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휘발유(옥탄가 92 기준) 가격이 지난해 배럴당 36달러에서 최근 6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고유가에는 역시 경차가 최고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외환위기 때처럼 경차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2008년 판매실적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차 판매량은 13만4천303대로 2007년 실적인 8만2천197대에 비해 63.4% 상승했다.
기아차 모닝은 지난해 8만4천177대나 팔려 2007년 2만8천404대보다 무려 196.4% 증가했고 GM대우의 마티즈는 2007년에 비해 판매량이 소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5만126대가 팔리며 선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유가 영향으로 경제성이 좋은 경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차의 매력
경차는 우선 차량 구입 시 일반차량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공장도 가격의 5~10%)와 등록세(판매가-부가세의 5%), 취득세(판매가-부가세의 2%), 공채매입(판매가-부가세의 4~20%) 등의 세금이 면제된다. 또한 운행 시에도 자동차세가 ㏄당 80원으로 일반차량(㏄당 100~200원)보다 저렴하고 고속도로 통행료 50%, 공영주차장 주차료 50%(지하철환승주차장은 8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유지관리비가 싸다는 점은 경차의 최대 장점중 하나다.
휘발유가격이 1천500원, 연간 1만5천㎞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경차의 유지비는 자동차세 6만4천원, 자동차교육세 1만9천원, 보험료 70만원, 연료비 135만5천원, 통행료 54만8천원, 주차료 24만원, 기타 유지비 21만3천원 등 313만9천원이 든다.
반면, 소형차는 1년 유지비가 485만6천원으로 경차보다 171만7천원 더 들고 중형차와 대형차도 경차보다 255만5천원과 358만5천원이 더 많은 569만4천원, 672만4천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불붙는 경차시장
지난해 1월18일부터 모닝(999㏄)까지 경차 혜택이 주어지면서 GM대우와 기아차간 경차전쟁이 벌어진데 이어 최근 이들 두 업체가 경차 신모델을 선보이면서 2차 경차전쟁 준비에 들어갔다.
기아차는 지난 16일부터 국내 첫 LPG(액화석유가스) 경차인 '모닝 LPI'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GM대우도 마티즈 후속으로 모닝과 같은 배기량 1천㏄의 후속모델 'M300'(프로젝트명)을 공개했다.
모닝 LPI 모델은 지난해 4월 관련법 개정으로 장애인은 물론 일반인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연비는 ℓ당 13.4㎞(자동변속기 기준)이고, 최대출력은 67마력으로 가솔린 모델(64마력)보다 힘이 좋으며 마티즈보다 전장에선 40㎜ 길고, 폭은 100㎜ 넓다. 마티즈보다 배기량이 0.2ℓ 크고, 최고출력에서도 마티즈(52마력)보다 12마력 높다.
기아차측은 1년에 2만㎞를 운행할 경우 기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유류비를 연 58만원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차값은 871만~1천만원(수동변속기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보다 100만원가량 비싸고 자동변속기를 장착하려면 127만원이 추가된다. 이에 뒤질세라 GM대우는 오는 7월께 출시할 1천㏄급 M300을 다음달 제네바 모터쇼에 앞서 최근 공개했다.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M300은 5도어 해치백으로 15인치 휠 장착이 가능하며, 역동적 외부 디자인이 특징. 국내 차명과 제원은 아직 미정이지만, GM이 해외에서 판매할 차량의 이름은 '시보레 스파크'로 정해졌다.
'스파크'는 과감한 디자인과 탁월한 연비를 바탕으로 경차 이상의 경차를 표방하고 있으며, 전 세계 모터쇼에서 호평을 받았던 시보레 비트(Chevrolet Beat)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GM대우는 M300이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기존 800㏄ 마티즈 모델을 계속 생산·판매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