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심도 철도 건설을 위해선 조속한 시일내에 지하공간에 대한 재산권 배제 등을 담은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특히 대심도는 지하에 건설되는 철도인만큼 방재대책과 환기방식, 터널공법 등에 대한 면밀한 기술적 검토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산하 경기도시공사의 의뢰를 받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의 타당성 및 노선 선정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인 대한교통학회가 23일 한국철도학회, 한국터널공학회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이 개진됐다.

■ 대심도 특별법 제정 절실=한국교통연구원 김현 책임연구원은 지하공간에 대한 재산권 배제 등을 담은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대심도 철도건설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토지보상 비용과 건설비·공사기간 등 총사업비 절감과 사업기간 단축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제정비가 수반돼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대심도 지하공간을 철도건설사업 목적으로 이용할 때 토지보상비는 거의 불필요한데도 절차가 복잡하고 지하공간 구분 지상권을 둘러싼 토지소유권자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추진의 난항이 우려된다고 예측했다.

이에 대심도 지하공간의 사소유화 금지나 지하공간 이용으로 토지소유자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상을 어떻게 해 줄 지 등의 내용이 담긴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법제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제연설비와 피난연결통로 설치 기준 정립 필요=신흥대학 유지오 교수는 대심도 철도 건설 때에 사고예방 및 조기감지 등을 위해서 초기 대피환경 확보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제연설비와 피난연결통로 설치 기준 등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제연설비 설계를 위한 화재강도 및 제연풍량 산정기준을 수립하고, 제연방식은 선택배연이 가능한 대배기구 방식의 적용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피난연결통로 확보를 위해 이중 트랙방식의 터널이 바람직하고, 경제성을 고려할 때 격벽을 설치해 터널을 분리하는 방안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거장에서의 화재 및 화재열차 정거장 정차시 대피개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심도 철도는 화재발생시 지상으로 탈출거리가 길어 모든 승객이 지상까지 탈출하는데 현행 5분이내 기준을 준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차량 발열·오염물질 등의 제거와 승강장 기류풍속 완화, 신선공기 제공 등을 위해 환기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 철도혁명의 시대 열어=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녹색성장을 위해 철도사업만한 녹색사업은 없다"며 "획기적인 교통혁명 수단인 대심도 철도망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생활권을 통합해 베이징 등 중국과 비교해 충분히 경쟁하고 당당히 앞설 수 있도록 반드시 성공해 달라"고 밝혔다.

오는 4월 마무리될 예정인 교통학회의 연구결과물은 수도권 고속급행철도 건설 방침을 밝힌 국토해양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와 고속급행철도 건설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운영중인 국토해양부는 이달초 도시공사가 교통학회에 의뢰해 실시하고 있는 연구용역 결과를 노선 결정 등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