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분당 테마폴리스 상가건물에 추가자금을 투입해야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한국부동산신탁 최종부도로 인한 공사 미수금 1천276억원을 확보하려면 분당 테마폴리스가 정상적으로 운영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 성남시 모란동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이 이곳으로 옮겨와야 하는데, 시외버스 운영업체들이 공해방지시설 설치를 요구하며 이주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면적 6만2천240평 지상 7층 지하 4층의 주상복합건물인 분당 테마폴리스에는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설치됐다. 따라서 공기순환이 원활치 못해 공해방지시설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 공사에만도 200억원이 추가로 소요돼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4일 “200억원의 추가자금을 들여 공해방지시설을 설치해야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 시행자인 한부신은 당초 건물외부에 버스터미널을 설치하려 했으나 주민들이 소음을 우려, 집단 민원을 제기하자 건물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설치키로 계획을 변경했다.
 삼성중공업이 이처럼 추가자금을 투입해서라도 분당 테마폴리스에 시외버스터미널을 유치하려는 것은 이 방안이 채권회수에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분당 테마폴리스는 시외버스터미널을 유치함으로써 일정정도의 유동인구를 확보, 상권을 형성하려는 의도에서 기획됐으며 시외버스터미널 유치가 안되면 건물가치는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이미 건물 저당권 가등기를 해놓은 삼성중공업이 이 건물 경매를 통해채권을 회수한다고 하더라도 건물가치가 하락하면 회수금액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며 시외버스터미널 입주와 테마폴리스 정상영업으로 건물가치가 올라가면 채권확보는 물론 상인들의 분양금도 일정 정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삼성중공업과 상가계약자 모두 사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공해방지시설 설치로 시외버스터미널이 유치된 이후에도 분당 테마폴리스의 건물가치가 기대처럼 상승하지 않을 경우 삼성중공업은 200억원이라는 추가비용만 날릴수도 있다.
 그럼에도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중공업이 200억원을 투입, 공해방지시설을 설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작년 12월 테마폴리스 상가에 대한 가등기를 해놓은데 이어 지난달에는 본등기로 전환하기위한 본안소송을 제기해놓고 경매를 통해 채권을 회수할 계획이지만 이 계획이 말처럼 쉽지 않기때문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테마폴리스 건물에 대해서만 저당권 가등기를 해놓았을뿐 토지에 대한 저당권은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채권금융기관들에게 있다. 따라서 삼성중공업이 이 건물을 경매하려면 이들로부터 토지를 사들여야 하는데, 갈등관계인 채권금융기관들이 삼성중공업의 요구를 쉽게 들어줄리 없다.
 또 삼성중공업이 경매를 통해 이 상가를 매각할 경우 1천300억원의 계약금을 고스란히 떼이게 되는 1천700여명 상가계약자의 집단행동이 걸림돌이다. 이들의 집단행동으로 테마폴리스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지면 삼성중공업과 상가 계약자 모두 피해를 입게 될 공산이 크다.
 주상복합건물인 분당테마폴리스는 지난 98년 8월 공사가 시작돼 작년 3월 완공됐다. 아직 준공검사는 나지 않았으며 오는 4월까지 임시사용허가가 난 상태로 할인점인 까르푸와 상가 10여곳, 극장이 영업을 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