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도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결과 번복으로 2000년부터 부지매입이 시작된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의 미산골프장이 주저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책위의 문제 제기가 수차례 반복됐지만 도는 끝내 입목축적조사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지 못했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법적 하자가 없고 공정한 심의가 이뤄졌다"고 강변한 터라 심의결과 번복으로 인한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질 전망이다.
■ 입목축적이 뒤통수=입목축적이란 1㏊ 안에 있는 나무의 체적(㎥)을 뜻한다. 산지전용 면적이 1만㎡ 이상일 때는 부지 면적의 5%이상을 표준지로 정해서 조사하지만 미산골프장의 경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10%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미산골프장의 표준지는 모두 172개이고, 이 가운데 지난달 27일 현장조사에서 확인된 표준지는 93번과 139번 등 8개다. 이 표준지 안에 나무가 몇 그루 있는가는 산지전용의 기초다. 도 도시계획위원회는 대책위의 지적으로 제3자인 전북산림조합에 재조사까지 맡겼지만 결국 가장 기초적인 문제에서 뒤통수를 맞았다.
더구나 입목축적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어도 지난달 27일 현장조사를 하기 전까지 제대로 확인을 하지 못해 행정의 신뢰를 잃게 됐다.
■ 원점으로 회귀=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부결됐다는 것은 곧 그 사업의 끝을 의미했다. 아직까지 한번 부결됐던 안건이 재상정된 사례가 없다. 따라서 미산골프장도 같은 사업계획으로 재심의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시행자인 S개발이 끝까지 추진한다면 사업계획을 조정해서 안성시에 도시관리계획 입안 신청을 하는 처음 단계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이럴 경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또 필요할뿐 아니라 한번 솟아오른 반대여론을 잠재우기도 쉽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S개발이 '행정 오류로 인한 재정적 손실' 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할 경우 도와 안성시는 법정 다툼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 후폭풍 몰아치나=입목축적조사에서 오류가 발생한 이상 관련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고의성 등을 가리기 위한 조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두베기 지역이 있는데도 전북산림조합에 담당과장 전결로 '없다'는 공문을 보낸 안성시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 지사는 1천100만 도민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