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 방지도 좋고 수도권 발전이라는 이유도 좋습니다. 하지만 수십억원을 들여 이전한 공장을 없애고 아파트를 짓는 정책이 과연 옳은 것인지 정부에 묻고 싶습니다.”
동탄면 일대 기업관계자들은 신도시 개발은 곧 공장문을 닫으라는 것과 같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세 중소기업 실태
이들이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전에 따른 경제적 손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수원에서 동탄면 석우리로 이전한 I산업(주)의 경우 공장이전에 20억원을 쏟아부었다.
종업원이 40여명에 불과한 이 회사는 텔레비전 내장재를 생산·납품하면서 1년 매출액이 50억원을 넘는 우량중소기업으로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지난해 11월 석우리에 15억원을 들여 1천500평의 땅을 구입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신도시 개발 발표로 증설계획을 무기한 연기한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공장설비를 옮겼다. 이때문에 조립라인이 들어설 100평 규모의 공장 2층 전체가 지금까지 텅빈채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휴대폰부품업체인 (주)S전기는 태안읍 반월리에 2천여평의 부지를 매입한 직후인 지난달 초 화성군으로부터 개발지구지정에 관한 의견서 제출을 요청받고서야 신도시개발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오는 3월 1일까지 기존 공장을 비워주어야 할 형편이라 어쩔수없이 당초 계획했던 공장신축을 포기하고 가건물을 지어 이전키로 결정했다.
관리팀 이기태차장은 “부지구입에만 15억원, 설비이전에만 6억원을 들였다”며 “또다시 이전할 경우 과연 이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업체관계자들은 공장 이전으로 가동이 중단될 경우 기존의 거래선이 모두 끊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I산업 관계자는 “납품이 하루라도 중단되면 본공장의 가동도 멈춘다”며 “어느 기업이 1주일이상 하청업체 형편을 봐주겠냐”고 설명했다.
▲업체 요구사항
대부분의 업체대표들은 원칙적으로 개발에는 절대적으로 반대하며 개발이 강행될 경우 힘을 모아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단호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만약 개발이 확정될 경우 우선적으로 대체단지 조성을 통한 명확한 이전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성상공회의소측은 “신도시 부지중 벤처산업단지 19만2천평을 조기 조성해 지역업체들을 우선 이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대체단지가 조성될 경우 공시지가 수준의 보상이 아니라 이전에 따른 손실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소유권이전에 따른 양도소득세 및 각종 지방세를 면제해 줄것과 공장총량제 적용 제외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해결책은 없는가
민원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석우리 일대 밀집한 공장들이 들어서 있는 부지를 제외시키는 것이 최상의 방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지역은 삼성반도체와 삼성반도체 2공장이 들어서는 부지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양 반도체 공장간에는 고가도로 형태로 연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고가도로 외곽 부지는 제외시켜도 자연스럽게 공단이 형성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편 토지공사측은 신도시 개발이 확정된다면 이들 공장들의 이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의 주장대로 특정지역을 제외할 경우 개발지역과 비개발지역간의 격차가 벌어져 자칫 이 지역이 슬럼화될 우려때문이다.
토지공사측은 개발이 이뤄질 경우 현재로서는 신도시 부지에 들어설 19만2천평의 벤처시설단지에 지역업체들을 우선입주시키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고 있다.
/李星昊기자·starsky@kyeongin.com
"신도시 개발은 곧 공장문 닫으라는 것"
입력 2001-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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