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업계에 '정보화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존 업무 처리과정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켜 'e-중소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체질 개선 몸짓이 한창이다.
중소업체들이 경영 관리 소프트웨어와 전사적 자원 관리(ERP) 등 정보화에 갈증을 느끼기 시작한 가운데 정부의 '1만개 중소기업 정보통신(IT)화 지원사업'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무전산화에서 ERP도입과 e-비즈니스 착수 등으로 디지털 경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최근 전국 1천243개 중소업체를 설문 조사해 발표한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은 100점 만점에 47.8로 낙제점이었다. 그러나 '정보화 추진 의지'(52.4)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업계 정보화의 현실
산자부에 따르면 종업원수 100∼299명인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회계관리 SW 활용업체는 23.5%, 사무자동화는 20.3%에 불과하다. 특히 경영효율성 제고 및 전자상거래 추진에 필수적인 ERP 보급률은 5% 수준으로 매우 저조하다.
정보화를 향한 높은 의지에 비해 자금과 전문지식 부족으로 정보화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소기업 중에서 자체 전산실을 갖춘 곳은 찾아보기 어렵고 컴퓨터도 워드프로세서 정도만 사용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들의 정보화는 뒤쳐져 있는 데 비해 개별 인터넷 이용자들의 수준은 크게 높아져 정보화격차(Information Divide)가 벌어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전용회선 설치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월 회선료가 든다. 또 업무용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인터넷 이용 환경을 구축하는 데도 인력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적지않은 비용을 수반하는 구조가 중소기업들의 정보화 노력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 열기 폭발
산업자원부가 중소기업청(www.smba.go.kr)과 대한상공회의소(www.kcci.or.kr)를 통해 벌이는 중소기업 IT화 사업은 이달초 접수 개시후 한달만에 지원 신청이 5천건에 육박해 이미 올해 지원 목표 4천개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9월 상의가 시작한 홈페이지 무료구축 사업의 신청회사가 300여개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열기인 셈이다.
IT 벤처들도 이번 사업에 참여하려고 사활을 건 수주전에 나섰다. 지난 17일 이들의 참여접수를 마감한 결과 952개 업체의 330개 컨소시엄이 610개 사업분야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정보화 열기 왜 뜨겁나
중소기업이 'e-중소기업'체제를 갖추게 되면 인사·급여·회계·원가 등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재고관리의 효율성 증가 등 유형·무형의 이점이 있다.
'처갓집 양념통닭'으로 잘 알려진 직원 70명의 '153유통'은 최근 ERP를 도입, 재고비용을 1억8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줄였다. 재고관리의 정확도도 90% 향상됐으며 폐기 물량은 40%가 줄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신영금속은 ERP를 도입하면서 15일 걸리던 수주부터 출하까지의 기간을 10일로 줄였다. 고객의 주문이나 애프터 서비스의 응답에 2일이 걸렸으나 이제는 30분이면 해결할 수 있다.
구두약 제조업체 캉가루도 영업·생산·자재관리·인사·무역 등 비즈니스 전반에 정보화를 도입한뒤 업무추진 속도가 3분의 1로 단축됐다.
ERP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업체들은 평균 이익률 29%, 재고감소율 10∼40%, 구매비용 5∼10%절감의 효과는 물론 전체 공정시간 및 시간외 근무시간을 50%이상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기·벤처업계 정보화 전망
전문가들은 중소·벤처업계의 정보화 구축은 이제 막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정보화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필수과목”이라고 강조한다.
과거의 주먹구구식 기업운영으로는 더이상 디지털 문화에 적응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산업자원부는 중소기업의 IT화 지원을 위해 내년까지 중소기업 1만개를 선정, 업체당 최고 2천만원까지 IT 관련 기초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정보화 촉진이 국가경쟁력 제고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이같은 지원책과 중소기업들의 정보화 구축 필요성이 맞물려 앞으로 정보화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金重根기자·kjg@kyeongin.com
중소.벤처업계에 '정보화 열풍' 거세게 불어
입력 2001-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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