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외국산 맥주는 조그만 병 하나에 4천500원씩이고, 생과일주스 5천원, 탄산음료 3천원에 생수는 아예 팔지도 않았다.
정씨는 "가족들은 물론 청소년들도 단체관람을 하는 아트센터에서 술을 판매한다는 것이 의아했다"며 "경기도가 설립한 미술관으로 알고 있는데 국산도 아니고 외국산만 판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며 씁쓸해 했다.
수백억원의 도민 세금을 투입, '선진국형 미술관'을 표방하며 운영되고 있는 백남준 아트센터가 최근 주류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관람객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관리·운영하는 백남준 아트센터는 지난 5일 용인세무서로부터 '(재)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라는 법인명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고 맥주와 와인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산과 미국산 병맥주 3종류와 와인을 아트센터 안 카페테리아에서 판매중이고 곧 야외 잔디밭의 컨테이너 박스 두 개를 개조해 '와인 바'도 만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렴한 가격의 음료수와 커피 자판기도 없이 카페테리아에서 3천500~5천원이나 하는 비싼 음료수만 판매, '귀족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국내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알코올이 포함된 음료를 판매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작품이나 유물이 있는 곳에서는 술로 인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경기문화재단은 "한 작품당 20~30분이나 걸리는 관람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맥주를 마시며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 뿐"이라며 "재단은 사립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