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도내 경제기관과 노동계, 기업 등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비상경제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16일 오전 '사람 중심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었다.

김문수 도지사가 주재하고 경제관련 기관 및 단체, 도내 대기업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한 회의에서 도는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를 8만5천개에서 10만개로 늘려잡았다"면서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회의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의지 못지않게 어두운 전망들도 쏟아졌다.

■ 대기업도 어렵다=기아자동차 박영준 부장은 "지난달 7만6천대를 판매,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밖에서는 괜찮아 보여도 실제로는 전체 공장 가동률이 85% 정도다. 카니발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소하리공장만 해도 카니발 라인은 재고가 많고 판매도 잘 안돼 조업시간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또 "생산직 구조조정은 불가능하겠지만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직원들에 대한 명예퇴직 유도까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허영호 전무는 "R&D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해도 이미 준비가 돼 있는 설비투자는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임원들 연봉 반납과 직원 인센티브 축소 등을 통해 고통분담하며 인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 김기범 부장은 "공장 가동률은 거의 100%에 달해도 단가가 회복되지 않아 팔아도 크게 이익이 없다. 하지만 인센티브 등을 줄여서라도 신입사원 채용은 당초 계획보다 조금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중소기업은 더 힘들다=우봉제 경기도상공회의소 연합회장은 "중소기업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없다"며 "지난달에 중소기업들이 노동부로부터 인건비 50%를 보조받아 인턴사원 260명을 모집했는데 지원한 사람은 고작 9명에 불과했다"며 "중소기업에 취업하려는 사람이 나올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상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장은 "차상위계층 등 어려운 주민들에 대한 지원처럼 중소기업들도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R&D인력이 없기 때문에 정부 지원으로 이런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너도나도 당장 내일 죽을 것처럼 너무 비관적으로 나간다. 그래서 여력이 있는 사람도 중소기업에 접근을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회영 경기도중소기업협의회장은 "전통시장 카드수수료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두 배다. 재래시장 활성화도 일자리 창출과 연계되기 때문에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조섞인 '중대론'=일명 중대론은 이재선 고용서비스협회 수원지부장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이 지부장은 "우리가 다루는 분야는 주로 일용직이다. 일용직들은 스스로를 3중대라고 부른다"며 운을 뗐다. 이어 "1중대는 안정된 정규직이고, 2중대는 주로 계약직인 비정규직들이다. 3중대는 정책적인 배려도 없고, 사회적인 관심도 받지 못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 지사도 거들었다. 김 지사는 "1중대보다 위에 있는 것이 본부중대이고, 바로 공무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지사는 "공무원들은 얼마나 추운 겨울이 왔는지, 밖에서는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잘 모를 것"이라며 "내가 도지사이긴 하지만 이번 경제위기가 공무원들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