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들의 무차별 공세에 밀려 존폐위기에 놓였던 경기도내 재래시장과 정기 5일장이 최근 활기를 띠면서 옛 영광을 재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내 지자체들도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 마련에 나서 상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도내에는 재래시장 63개소, '5일장'으로 불리는 정기 상설시장 50여개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재래시장은 최근 시설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 전략으로 대형매장들에 빼앗긴 고객 발길을 되돌려 놓고 있다.
 평택시 舊 송탄지역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은 관광특구 지정과 함께 조성된 K-55 미군기지앞 송탄쇼핑몰거리와 연계, 활기를 되찾은 것은 물론 쇼핑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또다른 쇼핑몰 거리를 조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또 아직 침체돼 있는 안중시장에 내년까지 30억원을 들여 K-6 미군기지 구정문앞 600m거리를 쇼핑몰거리로 조성, 전통시장과 쇼핑몰이 연계한 외국인관광명소로 만들기로 하고 세부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급격한 도시화와 대형매장의 잇따른 개점으로 경쟁에서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던 도내 5일장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용인시 5일장인 '송전장'이 지역 주민들의 전폭적인 성원과 관심속에 새롭게 개장, 전통 시장의 부활을 알렸다.
 이동면 송전리에 위치한 송전장은 지난 76년 주변에 어비리저수지가 생기면서 자연적으로 폐쇄됐지만 지역주민들의 노력과 시의 지원을 바탕으로 개장하게 됐다.
 도 차원의 지원책도 상인들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도는 지난 2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1시·군 1대표시장'제를 도입, 대형백화점·할인매장 등과 차별화된 공간 육성을 추진중이다.
 이들 재래시장들에 대한 사업이 완료되면 지방중소유통 및 생산업체 활성화와 지역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는 현재 관내 8개 시·군 9개시장을 지역대표시장으로 선정, 2003년까지 381억4천900만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천여개의 점포가 몰려있는 수원의 팔달문시장과 지동시장, 영동시장 등은 오는 2003년까지 182억8천900만원을 쏟아부어 하나의 상권으로 묶기로 했다. 사업이 끝나면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물론 화성 성곽과 연계한 관광객들의 쇼핑명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오산중앙시장에도 2003년까지 12억6천만원이 투입돼 시장주변 정리와 함께 공동냉동창고와 중소유통상품전시대, 소상공인지원센터가 건립된다.
 부천상동시장은 3년동안 80억여원을 들여 소공원과 분수대를 설치하는 등 지역주민들이 쉽게 찾아 쇼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가 있는 시장으로 개발된다.
 정부도 최근 전국 재래시장 47곳에 앞으로 3년동안 1천238억원을 지원하는 재래시장 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지자체들의 신청을 받아 선정된 이들 재래시장은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주차장, 화장실, 아케이드 등 전천후 시설과 진입로 확장 등 핵심 기반시설을 우선적으로 점검하게 된다.
 도 관계자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책을 시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면서 “재래시장이 다시 옛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상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애정과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신태기자·sinta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