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날이다. 바쁜 일상속에서 잊어버린 사람과 자연이 그 어느 때보다도 그리워진다.

휴일을 맞아 가족 혹은 연인과 수도권 근교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내에서 각광받는 영화촬영지로, 여행하기 좋은 10곳을 엄정 선정해 소개한다.

■ 시멘트서 나무가 자라는듯 독특한 건물

1. 더 게임 :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금산갤러리' (두 주인공이 싸우는 장면)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특색 있는 건물들이 즐비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볍게 산책을 나서는 기분으로 찾아간다면, 건물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으면서 반나절을 보낼 수 있다. 헤이리 예술마을에서는 '금산갤러리'에 꼭 들러볼 것. 시멘트에서 나무가 자라듯 건물 벽면으로 나뭇가지들이 뻗어 나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신하균과 변희봉이 주연한 영화 '더 게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가는 길=자유로에서 성동나들목으로 빠져나와 성동사거리에서 좌회전, 헤이리 3번 입구로 들어오면 맞은편에 금산갤러리가 있다.


■ 5km 자전거, 하이킹, 백조보트 추억 선사

2. 걸스카우트 : 하남 조정경기장 (조정경기장 추격 장면)

하남시 조정경기장은 흔히 미사리 조정경기장으로 불리는 곳. 카페 촌들이 늘어서 있어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인기 나들이 코스다. 물을 끼고 있는 산책로와 5㎞에 이르는 자전거 하이킹 코스, 너른 잔디밭과 호수를 갖추고 있으며 주차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호수에서 백조보트를 즐길 수 있고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경정(모터보트 경주)이 열려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다.

▶가는 길=강일IC에서 올림픽대로 팔당대교 방향으로 진입, 약 10분 직진해 미사리 카페촌을 지나면 조정경기장이다.


■ 드넓은 초원, 목장 시원한 언덕길 장관

3. 흑심모녀 : 안성 농협중앙회 안성목장 (주인공이 넓은 대지에서 길을 찾아가는 장면)

안성시 공도읍 신두리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안성목장에는 외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드넓은 초원과 목장, 시원하게 뻗은 언덕길을 만날 수 있다. 계절별로 바꿔 심는 호밀, 보리, 옥수수는 한결같이 푸르름을 선사하면서도 또다른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이 한다. 사진이나 영상물 촬영지로도 유명해 많은 분들이 촬영을 하기 위해 방문한다. 하지만 축사나 작물이 심어진 밭 안으로 들어가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 거리마다 음식점, 술집 '골라먹는 재미'

4. 상사부일체 : 부천 상동 번화가 먹자골목(유흥가에서 일어나는 해프닝)

부천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상동의 먹자골목. 각종 유명 음식점을 비롯한 쇼핑몰, 대형쇼핑센터 등이 위치하고 있다. 음식점과 술집들이 한데모여 먹자골목을 형성한 이곳은 밤이 되면 직장인들과 연인들로 북적인다. 영화 '상사부일체'에서 주인공 계두식이 포장마차에서 깡패 무리들과 시비가 붙는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가는 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에서 빠져나와 부천시청 방향으로 나오면 먹자골목이 바로 보인다.


■ '야인시대', '역도산', '다찌마와리'등 촬영

5. 모던보이 :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

2002년 방송된 SBS 드라마 '야인시대'의 촬영 장소로 유명하며 지금도 문근영이 출연한 피자 CF, 이승환 뮤직비디오, '역도산', '다찌마와리' 등 영화 · 드라마 · CF 등 각종 영상물의 촬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스튜디오 주변으로는 세계 최고의 건축물 테마파크 '아인스월드'와 실내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타이거 월드'가 있다.


■ 덕풍천 거닐며 꼬마물떼새, 물총새 '인사'

6. 세븐데이즈 : 하남 당정생태공원 (경찰이 시체를 발견하는 장면)

공원 주변으로 한강을 끼고 있는 예빈산과 검단산, 예봉산이 솟아 있고, 한강의 지천인 덕풍천이 공원을 따라 흐른다. 꼬마물떼새, 물총새, 도요새를 비롯해 부전나비, 검정파리매, 하늘소 등이 서식하고 있다.

▶가는 길=올림픽대로를 따라 미사리 카페촌이 끝나갈 즈음 우측으로 빠지면 덕풍천이 나오고, 덕풍천 아래로 내려가면 당정생태공원이다.


■ 명성산, 관음산 '병풍' 낭만만점 물안개

7.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 포천 산정호수 (권순분 여사의 납치후 해프닝 장면)

산정호수는 포천의 대표적 관광지로 꼽힌다. 명성산과 관음산 등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호수는 낭만적이다. 아침저녁으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신비한 분위기를 풍긴다. 일정이 넉넉하다면 호숫가에서 숙박을 하고, 이튿날에는 명성산 산행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가는 길=43번 국도로 포천 방면, 운천시내로 들어와 문암리 다리를 지나면 산정호수다.


■ 공룡알 200개 발견 최고의 체험학습지

8. 그림자살인 :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 (엄지원과 황정민의 대화장면)

화성시 고정리 일대의 광활한 간척지는 시화호 오염으로 농토를 조성하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는데 우연히 한 사진작가에 의해 공룡알이 발견됐다. 200개 이상의 공룡알과 30개 이상의 둥지가 발견된 곳인 만큼 아이들과 함께 곳곳에 숨어 있는 화석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관찰학습이 될 듯. 황정민, 엄지원 주연의 영화 '그림자 살인'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비봉 나들목으로 나가 지방도 306호를 타다가 사강시장 사거리에서 고정리 방향으로 우회전, 지방도 309호를 타면 된다.


■ 복고영화속 단골장소… 주변 맛집 즐비

9. 고고70 : 광주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수도권 근교 가을 나들이 장소로 첫손에 꼽히는 곳. 취향이나 산행 난이도에 따라 5개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다 주변에 먹을거리도 풍성해 가족들과 함께 가볍게 다녀오기에 알맞다. 남한산성은 가을 단풍 명소로도 알려졌는데, 산책 코스를 따라 늘어선 단풍나무들이 가을나들이객을 즐겁게 한다. 일찌감치 행락지로 개발돼 1970∼80년대를 다룬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조승우, 신민아 주연의 영화 '고고70'도 남한산성에서 촬영됐다.

▶가는 길=양재대로를 따라 세곡동에서 복정사거리를 지나 약진로, 남문을 지나면 산성 로터리가 나온다.


■ 영조 시묘살이 하던 기와집, 주춧돌 남아

10. 불꽃처럼 나비처럼 : 파주 소령원 (명성황후의 어린시절 생가)

소령원은 조선의 21대 임금인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의 묘소다. 소령원 관리사무소가 있는 뒤편 숲 속에는 영조가 시묘살이를 하던 기와집의 주춧돌과 담장 일부가 아직도 남아 있다. 개봉을 앞둔 조승우 주연의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소령원에는 전나무들이 쭉쭉 뻗은 울창한 숲이 있어 MBC TV 시트콤 '크크섬의 비밀'을 촬영하기도 했다.

▶가는 길=파주 보광사 앞 야광동 삼거리에서 우회전, 315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소령원 안내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