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반공사가 논에 곧바로 볍씨를 뿌리는 방식인 벼 직파재배를 김포매립지에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농업기반공사에 따르면 벼 직파재배는 2천500여년동안 이어져오다 생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라졌던 방식이지만 최근 지나친 농약과 비료 사용 등으로 토양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환경과 농촌을 함께 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농촌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난을 극복하고 늘어나는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한 대체 농작법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농업기반공사는 지난해의 경우 김포매립지 논 90만평에 이앙재배(모내기) 방식으로 쌀을 수확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농사면적이 60만평이나 늘어남에 따라 투입 생산비를 감안해 150만평 가운데 50만평을 직파재배하기로 했다.
 기반공사측은 “김포매립지로 유입되는 농업용수의 오염이 심각해 볍씨가 논에서 많이 썩고 있다”며 “이 같은 피해는 눈그누기(벼의 뿌리가 논에 빨리 자리잡게 하기 위해 논의 물을 5~6차례 빼주는 작업)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등 직파재배로 장점을 살릴 수 있어 올해부터 시험적으로 추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직파재배는 논에 곧바로 볍씨를 뿌리는 방식으로 북방지역 한랭지처럼 못자리에서 볍씨가 싹을 틔우기 어렵거나 모내기 때 용수부족으로 모를 옮겨심기 힘들 경우 한다. 특히 재배시 육묘나 모내기 작업이 없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크게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농업진흥청이 지난 94년부터 3년동안 벼농사의 재배양식별 노동력 투입시간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앙재배의 경우 ha당 327시간이 들지만 직파재배는 ha당 242시간으로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김포매립지 논에 직파재배하면 못자리 설치비용(3천평당 6만8천원)과 파종법의 차이로 발생한 비용(3천평당 1만5천100원) 등 83만1천원(3천평당)의 노동·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기반공사 관계자의 얘기다. 기반공사는 올해 직파재배를 통해 2천49㎏(3천평당)의 쌀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직파재배의 경우 노동시간 단축으로 생산력을 높일뿐 아니라 토양의 염분도(평균 0.4~0.6%)가 심하고 배수가 좋지 않은 농지에서도 수확이 가능한데다 염분이 많은 신규 매립지 논에선 이앙재배보다 염해가 적은 장점을 갖고 있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사라져 가던 직파재배 방식은 80년대 중반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진행되면서 노동력 절감대책으로 다시 도입되기 시작해 품종개량과 물관리 체계화, 제조제 개발 등 꾸준한 연구로 지난 96년부터는 단위당 이앙재배 수확량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는 게 농업기반공사측의 설명.
 그러나 간척지의 직파재배는 염분으로 인한 벼 성장률이 떨어져 도복(볏대가 쓰러지는 것)피해가 많은데다 5월의 불안정한 기상상태를 딛고 볍씨가 싹을 틔워야 하는 등 어려움도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반공사 토지관리부 구광림부장은 “김포매립지 매입 후 처음으로 시도하는 직파재배인 만큼 꼭 성공해 우리 농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성기자·w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