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고현상을 등에 업고 관광명소가 많은 경기도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2일 수원 연무대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기념품 가게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분당이 서울아닌가요?"

지난 1일 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카페골목 한 노천카페. 탁자 옆에 대여섯개 면세점 쇼핑백을 놓고, 수다에 바쁜 두 여성은 다름 아닌 일본인. 도쿄에서 왔다는 히로코(22)씨는 "한국에 3번 왔는데, 동대문과 명동에만 있다가 이번엔 직접 택시를 타고 제2의 청담동이라는 분당도 구경오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경기도가 서울에 이어 일본 여성들의 제2의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류 열풍에다 고환율 특수까지 겹치면서 한국을 찾는 일본 여성들의 발길이 서울 쇼핑 명소 등의 섭렵에 이어 도내 신도시와 여주·용인 등 유명 쇼핑지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

2일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도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3만5천600여명으로, 도 방문 전체 외국인(12만539명)의 3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일본인 특수 열풍으로 도는 2월 외국인들의 지자체별 방문율에서 부산(10.8%)이나 제주(2.5%) 등 전통적 관광지를 따돌리고 서울(84.3%)에 이어 두번째인 18.5%의 방문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도가 새로운 일본인 관광 명소로 급부상한 것은 고환율에 따른 도내 각지의 쇼핑 명소가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여주 신세계 첼시와 용인 죽전의 아웃렛, 고양 킨텍스와 호수공원을 끼고 있는 일산의 웨스턴 돔, 분당의 카페골목 등이 일본인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발간된 일본의 한 여성 전문잡지에는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이 서울 동대문과 함께 일본 여대생 체험 쇼핑장소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관광공사의 일본인 유치 전략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6일엔 한국내 주한일본 특파원 12명을 초청해 경기도 관광명소 설명회를 열었고, 국내외 주요 항공사와 도자비엔날레, 경기국제보트쇼 등을 연계하는 상품도 기획,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2억5천만원을 투입, 강원도에 이어 전국 두번째로 관광객 통계를 실시간대로 체크하는 '센서스 조사'를 도입하기도 했다.

경기관광공사 이동렬 해외사업팀장은 "일본인의 관광패턴이 종전 패키지 깃발여행에서 개인 자유여행으로 바뀌면서 도내 관광명소도 수원 화성, 임진각 등 전통 관광지에서 신도시로 급변하고 있다"면서 "도청 등에 고양 일산, 용인 죽전 등의 쇼핑타운 위치를 묻는 일본여성들의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