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체에 근무하는 문모(34·수원시 팔달구 매탄동)씨는 이달초 주거래 은행인 C은행으로부터 반가운(?) 안내장을 받았다.
지난달 신용카드로 250여만원을 지출한 문씨는 결제기일이 초과돼 비싼 연체이자를 물지 않기 위해 소지하고 있는 다른 거래은행 신용카드 3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연체금을 처리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뜻하지 않은 대환대출 안내장이 날아온 것.
시중은행들이 이달말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신용카드 연체고객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싼 신용대출을 해준 뒤 이 돈으로 연체금을 갚게 해주는 대환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로인해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 경우 고객은 24.5%이상인 높은 카드연체이자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13~15%대의 정상이자만 부담하면 되고 은행도 부실여신 비율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C은행 인계동지점의 경우 카드 연체금이 6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이달말 결산에 대비해 지난 1일부터 1개월 이상 연체고객에게도 대환대출 혜택을 주고 있다.
대출한도는 100만원부터 신용도에 따라 최고 3천만원까지이며 상환기간은 1년 이내다.
이 은행은 특히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2~3개월 이상 연체자를 대상으로 대환대출을 실시해온 가운데 최근 1개월 이상 연체자로 그 범위를 확대하면서 각 은행들이 이를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또 보증인을 세우는게 원칙이지만 요즘은 소액연체자의 경우 대부분 보증인 없이도 대출을 해주고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대환대출이 지나치게 남용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H은행 수원지점 관계자는 “임시변통이나 다름없는 대환대출은 나중에 은행의 수익성을 좀먹는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어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이달말까지로 기간을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