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년전 국가안보에 별문제가 없다고 내린 이천 특전사 이전 결정을 이제와 문제가 우려된다며 스스로 말을 바꿨다. 국가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국방부가 안보가 아닌 정치 논리에 휘말렸음을 자인한 셈이다. 이전 지역인 이천은 발칵 뒤집혔고, 국민들도 국방부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방부가 제2롯데월드 허용과 송파신도시 예정지내 특전사, 남성대 골프장 존치를 맞바꾸려 한다는 의혹까지 나오는 판이다. ┃관련기사 4·16면

국방부는 14일 국회에서 특전사령부가 서울에 주둔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으로, 사실상 이천으로의 이전방침을 철회했다.

국방부는 2006년 3월31일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와 송파 군부대 이전 기본협약서를 체결한 뒤 이듬해 4월11일 송파에 있는 특전사와 남성대 골프장을 2011년까지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돌연 지난해 10월30일 토지공사에 특전사 공사발주 중지를 요청했다. 이어 국방부는 최근 국토해양부에 특전사와 남성대 골프장 이전계획 전면 재검토에 나서는 등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군은 작전수행 면에서 특전사와 3여단은 물론 이들 부대를 지원하는 기무부대(8248부대)가 서울에 남아야 하고, 남성대골프장은 유사시 특수전부대 임무 수행을 위한 헬기 이·착륙장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태도를 싹 바꾼 시점이 공교롭게도 제2롯데월드 최종 승인을 앞둔 때여서 이런저런 의혹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 비행안전을 내세워 반대입장을 고수하던 국방부가 안보에 문제가 없다고 태도를 바꾸자 제2롯데월드 허가를 내줬다. 대신 국방부는 안보를 내세워 특전사 등의 서울 주둔이란 전리품 챙기기에 나섰다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방부 혼자서는 이처럼 태도를 확 바꿀 수 없다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뭔가 큰 틀에서 짜여진 각본 아래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군부대 이전 이천시 비상대책위원회는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대이전을 발표하고 2년여가 흐른 지금에 와서 안보문제를 거론, 이전반대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며 "특전사 이천 이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국방부에 있다"고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