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부평을 선거구가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5개 지역에서 선거가 치러지지만 지역색이 옅은 수도권 유일의 재선거 지역이라는 점에서 여·야 간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평을에서의 승패는 재보선 전체의 승패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정권 심판론' VS '전 정권 심판론'=당초 야권이 이번 선거에 '이명박 정부 1년의 평가'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경제살리기를 선거의 화두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노무현 게이트'라는 초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이명박 정부 1년에 대한 평가' 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이라는 대립 구도가 새로 형성됐다. 한나라당은 '표정 관리'에 들어가고 민주당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박연차 스캔들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엄청난 부패구조에 물들어 있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결국 부평을에서의 선거 결과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수도권 주민의 민심을 가늠하는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낙하산 전략 공천' VS '지역 인물론'= 한나라당의 전략 공천은 지역 정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한나라당이 지역 최대 이슈인 'GM대우 문제'를 겨냥, 과거 산업자원부 시절 자동차조선과장을 지낸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낙점한 후 야권을 중심으로 지역 정계에서는 지역 정서를 무시한 낙하산 공천이라는 비난 여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천명수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부평을 선거는 또 다른 '변수'를 맞이했다. 일부에서는 '무연고 낙하산 대 지역 자존심의 대결'로 이번 선거를 규정하고 있다. 대립 구도는 1대 3이다. 지역 연고의 유·무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GM대우차 표심의 향배는?='GM대우 표심'을 놓고 후보들은 한 치의 양보 없는 혈전을 벌여야 한다. GM대우 문제가 지역의 최대 이슈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유권자들의 가슴에 와 닿을 'GM대우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흥미를 끄는 것은 후보들이 나름대로 'GM대우'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점.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는 GM대우 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전략공천을 받았다. 민주당 홍영표 후보는 지역 사정에 밝은 대우차의 노조원 출신이다. 민노당 김응호 후보는 전통적인 노동자 표밭에서 노동자 정당의 후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무소속 천명수 후보도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GM대우와의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지역 토박이인 만큼 GM대우와 직·간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각자 'GM대우 카드' 하나씩은 갖고 있는 셈으로 어느 후보의 카드가 먹힐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투표율 꼴찌 벗어날까?=인천의 역대 투표율은 전국적으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06년 10월 25일 치러진 남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투표율은 전국 평균(31.2%)에 한참 못 미치는 24.69%를 기록했다. 최근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남동을 재선거에도 못 미치리라는 게 선관위의 관측이다.

각 당은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20%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평을 선거구의 유권자 수는 선거인명부 작성 기준일인 지난 10일 기준 21만3천808명이다.

각 후보진영에서는 20%의 투표율을 예상할 때 4만3천여명이 투표에 참여, 2만표가량을 당선 안정권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