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온난화로 지구촌엔 환경변화에 따른 인류의 재앙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0년동안 동·서·남해안의 해수온도가 1도 가까이 올라가고 수온 상승으로 인한 생태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4월 들어 때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제2종 법정전염병인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와 수두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온에 민감한 이들 전염병, 특히 학교 등 단체생활과 급식 등의 영향으로 유아나 청소년들 사이에서 학교전염병으로 불리는 이들 질병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계당국이나 관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발생한 볼거리 환자수는 913명에 달한다. 이 중 경기 283명, 인천 244명으로 전체의 57.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경기·인천지역의 볼거리 환자수 206명(경기 138명, 인천 68명)에 비해 2.6배나 증가한 숫자이고 올 들어서도 1월 133명, 2월 98명, 3월 208명 등 꾸준히 환자 발생수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수두 환자의 경우도 경기·인천 관내에서 올 들어서만 1천984명(경기 1천458명, 인천 5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793명(경기 1천298명, 인천 495명)보다 9.6%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80년대 이후로 거의 발생이 없었던 볼거리와 수두 환자가 최근들어 이같이 증가하는 것은 이상 기후로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나면서부터다. 특히 경기·인천지역의 2~4월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2~4도 정도 높아 질병 유행시기도 2~3개월 빨라진 것이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 같은 질병 유행에 대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4월은 각종 감염원에 노출되기 쉬워 볼거리·수두 등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기"라며 예방접종과 손씻기·양치질 등 평소 청결을 습관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상기후로 인한 질병은 발생시기와 종류에 따라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관계당국은 예고제를 통해 환자가 발생치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켜야 할 뿐만아니라 평소 이상기후 변화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각별한 대책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