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재 멕시코에서만 103명이 사망하고 1천6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한 멕시코발 돼지 인플루엔자 여파(경인일보 4월27일자 18면보도)로 국내 양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 새 돼지가격이 폭락한데 이어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여행업계도 뜻밖의 된서리를 만났다. 정부는 철저한 검역 등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 돼지인플루엔자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오후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진단센터 연구원들이 멕시코산 돈육시료에서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불안한 농가 =안성시 일죽면에서 1만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는 곽학용씨는 이날 "돼지인플루엔자 때문에 마리당 42만원선이던 돼지가 오늘 벌써 35만원으로 떨어졌다"며 "한마리 팔면 10만원정도 남았었는데 이런 추세라면 빚내서 키워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서 돼지 1천800마리를 사육하는 이길재(55)씨도 "앞으로 돼지가격이 폭락할 것은 뻔하다"며 "국내 돼지는 안전하다는 점을 정부가 적극 홍보해 농가피해가 최소화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규광 양돈협회 전 안성시지부장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늘 불안한 마음으로 돼지를 키우고 있다"고 농가의 심정을 전했다.

■ 얼어 붙은 여행업계=경기불황과 관광 대국인 태국의 정치 불안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여행업계도 멕시코발 돼지인플루엔자가 터져 나오자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도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 근로자의 날(1일)과 어린이날(5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에도 불구, 돼지인플루엔자 여파로 여행문의가 끊기고 기존 예약객들의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비자면제라는 호재에도 불구, 이번 여파로 여행객이 급감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피앤제인투어 관계자는 "황금연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예년에 비해 예약객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B여행사(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관계자도 "비자면제 등으로 미국은 물론 인근 북미 지역에 대한 여행문의가 늘었었는데 돼지독감 등의 악재로 이번 연휴는 물론 타격이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비상태세에 돌입한 정부=정부는 멕시코발 돼지인플루엔자의 국내 유입을 막기위해 북미에서 수입된 돼지고기와 국내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이날부터 입국장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를 가려내기 위한 단계별 검역을 강화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멕시코와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서 수입된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매 건별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키로 했으며 이미 검역이 완료돼 검역창고에 보관중인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바이러스 샘플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돼지고기(살코기) 물량(검역 기준)은 약 21만4천t으로 북미지역에서 수입된 물량은 미국 7만2천t, 캐나다 2만8천t, 멕시코 1천400t 등이다. 한편 대한양돈협회는 "돼지고기나 돼지육가공품을 섭취하는 것으로 감염되지 않고 71℃이상 가열하면 사멸된다"며 "국산 돼지고기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