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발 돼지 인플루엔자가 세계적 유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의심 환자가 1명 발생해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멕시코 여행을 갔다 온 사람 가운데 1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27일 신고된 3명을 조사한 결과 2명은 음성으로 판명됐고 1명은 현재 의심환자 단계에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본부는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스럽다고 신고한 환자 3명 모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자택에서 격리한 뒤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했다.

   의심 환자는 경기도에 사는 35세 남성과 51세 여성, 서울에 사는 33세 남성으로 이들 모두가 멕시코를 다녀왔다.

   경기도에 사는 남성과 여성은 37℃가 넘는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였으며, 서울에 사는 남성은 콧물, 기침, 인후통,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음성 판정을 받지 못한 의심 환자 1명은 수녀로, 서울의 군 병원에 입원 중이다.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은 의심 환자 1명의 상태를 내일까지 정밀 진단해 만약 `추정 환자'로 판명되면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최종 확진을 의뢰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증상과 최근 이동경로 등으로 볼 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의심 환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급성 호흡기 질환이 있으면서 인플루엔자 A는 확인됐으나 H1, H3 인플루엔자는 음성일 경우 '추정 환자'로 분류한다.

   추정환자의 검체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리얼타임 RT-PCR' ▲바이러스 배양 ▲중화 항체가의 4배 이상 증가하는지 여부 검사 등 3가지 방법 중 하나 이상의 방법에 의해 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할 경우 `확진환자'로 최종 판정된다. 이 단계가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최종 확인하는 단계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의심 환자 발생과 관련해 비상 대책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일상황 점검 시스템을 구축해 관계 부처로부터 진행 상황을 매일 보고받는 등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돼지 인플루엔자를 사스(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와 같은 급의 전염병으로 임시 지정해 격리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출입국자에 대한 검역과 발열 감시 등을 강화하고 항바이러스제 보유분을 현재의 2배인 500만 명분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돼지 인플루엔자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멕시코에서는 26일 현재 1천324명의 의심 환자가 발생해 81명이 사망했으며, 미국에서도 텍사스주, 캔자스주, 캘리포니아주, 뉴욕시 등에서 돼지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