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돼지 인플루엔자(SI·Swine Influenza) 추정환자가 발생,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린 가운데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강화된 검역기준에 따라 물샐 틈 없는 정밀검사에 나서는 등 검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안양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차폐 실험실. 3명의 연구원이 마스크와 보호안경 및 방역복을 착용하고, 수입 돼지고기 시료에 대한 바이러스 분리를 위한 접종 및 배양시험을 강도 높게 진행했다.

특히 연구원들은 검사항목 기준이 강화되며 검사 물량이 늘어나 일손이 달린다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르는 'SI 바이러스'의 출현을 놓칠세라 꼼꼼하게 손을 놀렸다.

또 차폐실험실 옆 질병진단센터 바이러스진단실 연구실장 책상 위에는 '돼지질병학(Diseases of Swine)' 관련 서적이 펴져 있는 등 이들의 관심을 한눈에 읽을 수 있었다.

검역원 관계자는 "기존에는 수입 돼지고기 1건당 3개 부위에 대해 시료를 채취하던 것을 지금은 10개 부위의 감염 여부를 조사하는 등 검사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검사 시작 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8일 정도가 걸리지만 일차적으로 양성·음성 반응을 얻어내는 '스크리닝'까지는 이틀이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검역원 검역검사과도 해외 SI 발생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한편, 농림수산식품부와 방역 계획을 협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고, 질병관리과도 국내 예찰을 비롯해 방역업무 등을 지자체 등과 논의하는 등 대책 마련에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편 지난 27일부터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북중미 3개국에서 수입되는 돼지고기에 대해 'SI 바이러스' 존재 여부 등 정밀 검사를 벌이고 있는 수의과학검역원은 수입돈육뿐 아니라 산 채로 들여오는 모든 종돈(씨돼지) 등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에 나서는 등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검역원 질병진단센터 관계자는 "SI 바이러스는 고기 섭취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며 "71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쉽게 죽어 안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