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여의도가 뜨겁다. 4·29 재보선과 4월 임시국회는 끝났지만 5월 하순에 벌어질 각 당의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간 경쟁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의 경우 친이-친박 간의 '계파전'으로까지 확산될 분위기고, 민주당 역시 주류-비주류 간 세 다툼 양상을 띠고 있다.

■ 한나라당, 안상수냐 정의화냐=한나라당의 경우 홍준표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은 4선의 안상수(의왕·과천)·정의화(부산 중·동)·황우여(인천 연수) 의원 등이다.

지난 대선 전후에 걸쳐 원내대표를 지낸 안 의원의 경우 친이계로 분류되고, 정·황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돼 자연스레 계파간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단 당 주류인 친이계에서는 대야(對野) 투쟁력이 강한 안 의원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황 의원도 최근 원내대표 출마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어 안 의원으로선 부담스럽기만 하다.

원내대표 선출이 계파간 경쟁 양상을 띠자 안 의원은 최근 3선의 친박계 김성조(구미갑) 의원에게 러닝메이트를 제안했다. 친이계 원내대표와 친박계 정책위의장이라는 그림이 그려지면 친박계의 표심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한편 김 의원은 현재 안 의원의 러닝메이트 제안을 수용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주류측은 친박과의 관계개선 일환으로 '친박 중진 원내대표'카드를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인 여권 핵심관계자는 "당 쇄신론의 핵심은 친박계 포용을 통한 당내 화합"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차기 원내대표로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추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6일 청와대 오찬에서 '친박 원내대표' 카드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 민주당, 주류냐 비주류냐=민주당 역시 당내 주류·비주류 간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4선의 이석현(안양 동안갑) 의원과 3선의 김부겸(군포)·이종걸(안양 만안) 의원 등이다. 어느 누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원혜영 원내대표에 이어 도내 의원의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주류계에서는 김부겸 의원으로 힘이 쏠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인천 부평을 재선거에서 승리, 위기를 넘긴 정세균 대표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정동영 전 장관의 복당 문제 등을 둘러싼 소용돌이 속에서 정치적인 입지를 다지려면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의 복당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이종걸 의원은 '다크호스'다. 비주류연합체인 '민주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이 의원은 최근 수차례 대여 투쟁의 선봉을 자임하고 나서는 등 '투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석현 의원의 경우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출마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