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동안 불황으로 분양이 미뤄졌던 주요 관심단지의 아파트들이 이달부터 속속 분양에 돌입하는가 하면, 토지시장도 좋은 조건을 내걸고 판매 촉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부동산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동시에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청라와 송도에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고, 광교신도시도 본격적인 분양을 개시하면서 수도권 예비 청약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또 대한주택공사는 지난달 오산 세교지구에 2천세대가 넘는 공공분양을 진행한데 이어 이달부터 군포 부곡지구, 성남 도촌지구, 광명역세권지구 등에 속속 공공분양 물량을 공급하며 얼어붙은 주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인천과 경기도에 내집 마련을 꿈꾸는 수도권 거주자라면 이들 지역에 대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올해 청라지구는 상반기에만 14개 단지 1만 가구에 이르는 물량이 연이어 쏟아져 나와 예비청약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오랜만에 아파트 분양이 재개되면서 '송도 불패신화'를 또 한번 재연할 수 있을지 부동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송도컨벤시아 인근에 문을 연 청라지구 아파트 단지의 몇몇 모델하우스에는 상담을 받으러 온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로 연일 발 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라와 송도는 전매제한 기간이 크게 줄었고 분양가도 저렴한 데다 개발호재까지 누릴 수 있어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해당 건설업체들은 수면 아래서 '피말리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브랜드, 입지, 분양가, 대단지 프리미엄, 인테리어 등 저마다 특색있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시분양에 나서는 건설업체들도 서로의 움직임을 살피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청라지구와 송도국제도시, 광교신도시의 분양 성적은 향후 수도권 분양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는 양도소득세 감면에 전매제한 기간 완화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각종 규제 완화 조치가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지시장도 아파트 분양시장의 회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대형 택지개발지구의 토지 공급이 속속 진행되고 있지만, 아파트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토지거래 활성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택지개발지구 용지를 공급하는 한국토지공사는 토지리턴제와 무이자 할부, 거치식 할부, 선납할인율 인상 등 '특별한' 조건들을 내세우며 택지 판매를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청라지구의 경우 단기간 내에 물량이 집중돼 있는 것이 다들 고민이겠지만, 앞서 한라비발디의 성공적인 분양에 나름 분위기가 고무돼 있다"며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조치로 부동산 경기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청라지구를 비롯한 수도권의 주요 분양 아파트들이 큰 어려움없이 청약을 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