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무산 위기를 맞으면서 안상수·정의화·황우여 의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민주당 역시 박지원 의원이 경선에 뛰어들면서 주류·비주류간 주도권 다툼 양상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

■ 한나라당=친이·친박간 계파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히든카드'였던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탄력을 잃자 친이 직계인 안상수(의왕·과천) 의원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친박 원내대표 추대를 반대하고 나선 마당에 어느 선까지 친박계를 배려해줘야 하냐는 불평·불만이 친이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아예 친박계를 배제하고 친이계 중심으로 당을 꾸려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반면 당내 화합이 우선되지 않고서는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친박계 주자인 정의화(부산 중·동)·황우여(인천 연수) 의원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화합론'도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당 지도부의 '박근혜 설득작업' 성패 여부가 화합이냐, 친박 배제냐를 결정할 바로미터인 셈이다.

■ 민주당='암묵적으로' 주류측 지원을 받고 있는 김부겸(군포) 의원의 독주 체제에 비주류인 이종걸(안양 만안)·이강래(전북 남원·순창)·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이 가세하면서 원내대표 경선은 주류·비주류간 주도권 다툼의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번 4·29 재보선으로 재기한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김 의원이 당선될 경우 정 의원의 조기 복당에 부정적인 당 지도부가 힘을 받아 정세균 체제가 공고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 의원의 조기 복당에 긍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이종걸·이강래 의원 등이 당선된다면 정 의원의 복당을 둘러싸고 주류·비주류간 충돌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의원의 경우 비노(非盧)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아 주류인 친노 인사들과 갈등까지는 양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힘을 받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