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 그 주변 가까이에 있었던 사람은 공항에 마련된 별도 시설에 격리된다.

   또 오는 18일부터는 현재 나흘 이상 걸리는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진단시약법을 이용해 6시간 만에 알 수 있게 돼 공항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여행객을 곧바로 가려낼 수 있게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내용으로 국제공항 검역을 일본과 중국 수준으로 강화한다고 13일 밝혔다.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브리핑에서 "기내에서 의심 증상이 있거나 환자로 판정된 사람들은 곧바로 공항 내에 격리시설에 수용하겠다"면서 "다음 주부터 RT-PCR(시약진단법)이 6시간 이내에 확진 결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으로 입항하는 항공기에서 기내 검역을 요청하면 검역관과 의사가 탑승해 검역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승객을 발견할 경우 해당 승객은 물론 주변 반경 2m 이내에 앉았던 승객과 객실 승무원까지 공항 내 별도 시설에 격리된다.

   전 센터장은 "공항 격리 방침은 사실 지난 9일부터 시행된 것이지만 지금까지는 격리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별도 시설에 격리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18일부터 진단시약법 검사를 통해 6시간 만에 감염 여부를 판명한다.

   현재는 진단시약이 계절 인플루엔자용밖에 없어 시약진단법으로는 `인플루엔자 A 타입'까지만 확인하고 일단 추정환자로 진단한 뒤, 바이러스 배양을 통해 `H1N1 타입'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 방법은 감염이 의심되는 단계부터 확진까지 현재 4~5일 정도가 소요된다.

   정부는 또 신종플루 발생국가가 2곳 늘어남에 따라 검역 대상 국가를 29개국으로 확대하고, 특히 미국, 멕시코, 캐나다, 스페인, 영국 등 5개국을 다녀온 여행객에 대해서는 입국 후 추적 관리를 계속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는 신종플루 확산 양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열흘 째 추정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으로 정밀검사를 통해 정상 판정을 받은 사람은 373명으로 늘었고 45명은 계속 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이후 단 1명의 추정환자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보건 당국은 가까운 일본과 중국에서도 환자가 발생한 점 등을 들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신종플루 감염이 의심되는 입국객과 주변인을 모두 공항 시설에 격리하는 방안에 대해 일부에선 거부감을 갖는 여론도 있지만, 보건 당국은 중국과 일본 수준보다 높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