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쌀 소비량이 줄면서 경기도내 지역농협과 지자체가 늘어나는 재고쌀 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평택시 고덕면 송탄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저온창고에 재고쌀이 수북이 쌓여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기미 등 국내 쌀 재고량이 급증하는 이유로 국내 재고쌀 50만t을 남북협력기금으로 매입, 북한에 차관 방식으로 지원하던 대북식량지원사업 중단이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 지난해 농사 풍작으로 쌀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데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쌀 재고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도와 농협경기본부 등은 도내 쌀 재고량이 늘어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다.

■'대북식량 지원 중단'=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여동안 매년 40만~50만t 규모의 쌀을 북한에 지원해 왔다. 당시 북한에 지원하던 식량은 통일부가 국내 쌀 수급 현황을 총괄하는 농림부와 협의, 북한에 전달할 국내 재고쌀 매입 규모를 결정했다.

통일부는 국내 쌀 수급상황이 좋은 지난 2002년과 2003년엔 기금 1천510억원을 들여 국내쌀 40만t을 전량 매입, 북한에 차관 방식으로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 2004년부터는 국내 쌀 뿐만 아니라 외국쌀 수입물량까지 고려해 대북지원사업을 국내 쌀 재고물량을 조절하는 '키' 역할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쌀 재고량이 76만t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북식량 지원을 재개할 경우 재고쌀 규모는 20만t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때문에 국내 쌀 수급량 조절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대북식량 지원을 재개해야 하며 이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농가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쌀 재고가 늘고있는 경기도도 지난 2002년 1만1천800t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 2천200t, 2004년 200t, 2005년 2천239t 등을 지원해 왔으나 2008년부터 전면 중단된 상태다.

■'쌀 생산량 증가 vs 소비는 감소'=도내 경기미 생산 재배면적은 지난 2006년 10만3천㏊에서 지난해 10만㏊로 감소하고 있다. 현재 호당 평균 재배면적은 6천890㎡(0.73㏊)로 줄었다.

반면 도내 쌀 생산량은 지난 2006년 49만7천t에서 2007년 46만7천t으로 소폭 감소하다 지난해엔 51만t으로 대풍작을 이뤘다.

이에 따라 정부와 농협 RPC, 일반도정공장 등은 지난해에 전체 생산량의 48.4%인 24만7천t을 수매했다. 도내의 경우 용인시 등 13개 시·군 44개 농협 RPC에서 매입가격을 지난 2007년도 대비 14% 높게 책정, 조곡 40㎏(1등기준) 1포대당 6만원씩으로 17만6천t을 수매,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2000년 93.6㎏에서 2008년 75.8㎏로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쌀 재고량은 10만여t을 웃돌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자들이 이천쌀 등 경기미처럼 고품질 브랜드보다는 저가 쌀을 찾는 경향이 커지면서 도내 쌀 재고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