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A형 간염이 집단으로 발병함에 따라 바이러스 간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간염이란 간에 염증이 유발된 모든 상태를 총칭해서 일컫는 말이며 원인에 따라서 바이러스성, 알코올성, 약제성, 대사성, 자가면역성 등으로 구분된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외부로부터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인체로 침입, 간에 이르러 발생하는 것으로 발병 원인 바이러스에는 A~G형까지 여러 종류가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A·B·C형 간염 바이러스이므로 A·B·C형 간염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간염의 증상, 간염의 전파경로,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A형 간염=A형 간염은 기존의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과 같이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전염된다. 특히 개인위생 관리가 좋지 못한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발병되지만, 최근에는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20~30대에서도 발병률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A형 간염의 증상은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서 큰 차이 없이 전신쇠약감·무기력·피곤감 등의 전신증상, 식욕부진·울렁거림·소화불량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발열이 심해 감기 몸살로 오인하거나 치료중 진단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보다 객관적인 증상으로는 황달과 갈뇨(소변이 주황색이나 갈색으로 진해지는 것)를 들 수 있으며 이런 증상이 있을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발병 후 치료약은 없지만 A형 간염에는 예방 백신이 있다. 보통 한 번 접종한 후에 백신의 종류에 따라 6~12개월 후나 6~18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함으로써 95% 이상의 간염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B형 간염=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에 의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의미한다. 아기가 태어날 때 B형 간염이 있는 어머니로부터 전염될 수 있으며(수직감염), 성적인 접촉이나 수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A형간염처럼 쉽게 피로해질 수 있으며 입맛이 없어지고 구역, 구토가 생길 수 있다. 근육통 및 미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소변의 색깔이 진해지거나, 심할 경우 피부나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치명적인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성인이 B형 간염에 걸린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회복이 빨라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나 페그인터페론(Peginterferon)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고, 심각한 경우에는 간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B형 간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특히 B형 간염이 있는 산모가 아기를 출산하는 경우에는 출산 전 반드시 B형 간염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 받아 신생아가 B형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 우리나라는 B형 간염이 매우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모든 국민이 B형 간염 백신 주사를 접종해야 하며, 백신을 투여받은 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되었는지 여부도 확인하여야 한다.

■ C형 간염=C형 간염은 성적인 접촉이나 수혈,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소독되지 않은 침의 사용, 피어싱, 문신을 새기는 과정 등에서 생길 수 있다. C형간염도 A, B형 간염과 거의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C형 간염에 대한 표준 치료는 페그인터페론 및 리바비린(ribavirin)을 같이 이용하는 약물치료이다. 이들 약제를 24~48주 동안 투여해 50~60% 정도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 비용이 매우 비싸고 약물로 인한 부작용도 많은 편이다. C형 간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체액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주사기는 반드시 1회용을 사용해야 하며 성적 접촉 시에는 콘돔을 사용하여야 한다. 침을 맞거나 문신과 피어싱을 할 때에도 반드시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고, 그 외에 면도기, 칫솔, 손톱깎기 등 혈액에 오염될 수 있는 모든 물건이 간염을 전파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이천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