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 소외된 서민, 학벌·재산·인맥으로 차별받는 보통사람들을 대신해 지배세력과 싸웠다. 우리는 모두가 '나를 대신해 싸워줄 위대하고 따뜻한 전사'를 잃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첫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의정부갑·사진) 국회부의장이 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침묵의 죄'라는 글의 일부분이다.

문 부의장은 "독재 나치의 광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을 때, 독일의 한 신부가 있었다. 신부는 처음에 유대인들이 끌려가 처형되는 모습을 외면했고, 뒤이어 목사들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도 '내가 아니라 다행'이라며 못 본 척 외면을 했다. 결국 그 신부도 나치에 끌려가 사형대에 섰고 신부는 '나의 죄는 침묵한 죄'라고 말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결국 반칙과 특권의 비겁한 반격에 벼랑으로 몰렸고, 죽음으로 저항한 것"이라며 "검찰의 반칙, 정권의 특권이 우리의 대리인을 죽게 만들었지만 나의 침묵이 그 안에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자책했다.

일부 언론과 현 정권에 대해서는 "국민의 분노와 슬픔이 가라앉기도 전에, 그 원인이 해결되기도 전에 통합과 용서를 말하는 것은 위선일 뿐"이라며 "자신들이 가진 특권을 이용해 반칙을 일삼았던 그 사람들만큼은 '원망하지 마라'는 유언을 더 이상 인용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서 계시던 부엉이 바위가 세상의 끝이 아니라, 꿈꾸고 바라던 '사람사는 세상'의 입구가 되길 매일같이 기도한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