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지지부진한 듯하다. 구조조정에 대한 대기업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한나라당은 중소기업과의 역차별 논리로 대기업을 두둔하는 인상이다. 노동계의 강경기류도 걸림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노출된 반정부적 국민정서에다 야당의 노동계 편들기는 설상가상이다. V자 경기회복론이 힘을 받는 것도 한 이유이다.
최근들어 거시지표들이 다소 개선되었다고는 하나 국민총소득(GNI)은 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지면서 저축과 투자부진도 심각하다.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지출이 없었다면 이나마도 언감생심이었다. 세계경제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상황이 아주 천천히 나빠지고 있다"며 경계를 당부하는 실정이다. 수출에 목을 매야하는 한국경제의 앞날이 순탄치 못함을 예고하는 것이다.
대안은 과감한 수술작업 밖에 없는데 대기업들의 부실 규모가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인, 김상조 교수 등은 국내 9개 그룹의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닉스, 동부, 한진 등 7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실정이란다. 당초 14개이던 주채무계열 약정대상이 최근 9곳으로 줄어든 점도 이상하다. 또한 모 그룹은 공시자료만으로도 합격판정이 어려운데 처음부터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주채무계열 약정기준이 고무줄인 실정이니 구조조정작업이 제대로 될 턱이 없다. 해당 그룹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하고 나중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주거나 이익을 공유케 하는 등 산업은행의 사모펀드를 통한 대기업 유동성지원도 납득하기 어렵다. 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락할 판인데 실패한 경영진에 또다시 특혜를 베푸는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 금융지주회사의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연체율이 점차 불어나는 터여서 편치 못하다.
정부는 대기업 구조조정작업을 일관되고 신속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여전히 큰소리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어서 불안하기만 하다. 어설픈 대응으로 인한 낭패는 지난 시절 외환위기 한번으로 족하다. 곳곳이 지뢰밭이다. 만사 불여튼튼이라 했다. 보다 투명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작업을 당부한다.
시종여일의 기업 구조조정이 돼야
입력 2009-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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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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