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에서 정부
가 입장을 정리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이는 GM이 인수를 꺼리는 부평 공장을 어떤 형태로든 매각 대상에 포함
시켜야 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고 GM이 제시한 인수 가격도 '헐값매각'
시비를 불러일으킬 만큼 낮은 수준이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진척 = 산업은행 등 대우차 채권단은 GM과의 협상에서 매각 대상
과 가격, 운영 방안 등 주요 쟁점에 대해 2-3개 대안을 마련했을 것으로 금
융계는 보고 있다.
채권단은 부평공장의 매각 대상 포함여부를 비롯해 세금감면, 채권은행
의 지원 등 주요 매각 조건에 대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부
에 '종합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부평공장을 끼워 대우차를 일괄 매각할 경우 손에 쥐는 현금
이 거의 없지만 부평공장을 빼고 군산.창원 등 알짜배기만 팔면 1조원 이
상 대금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외 공장중 일부 공장은 별도 법인으로 만들어 대우차와 관계를 청
산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 = 대우차 매각 대금은 적게는 4억달러(약 5천억원), 많게는 9
억 달러(약 1조2천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금융계는 대우차 매각 대금과 관련, 기아차의 경우 지난 99년 현대컨소시
엄에 1조2천억원 수준에 매각됐고 삼성자동차도 르노에 매각 가격은 6천200
억원이나 현금은 1천100억원에 팔렸던 만큼 큰 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
상하고 있다.
매각 대금은 대우차의 부채(22조원)가 자산(9조원)보다 더 많은 만큼 매
각 대금을 많이 받기 힘들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설명이다.
즉, GM의 입장에서는 빚 덩어리 기업을 사들여 빚을 갚아야 하지만 대우
차의 브랜드 가치와 영업망, 기술력 등을 감안해 인수가격을 정했을 것으
로 금융계는 추정하고 있다.
▲전망 = 채권단과 정부측 인사의 발언을 근거로 보면 이달중 대우차 매
각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협상을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나면서 양측은 그간 쟁점에 대해 이해도를
높이고 접점을 늘려가고 있어 정부 결단을 앞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대우차에 대한 정부의 정치적 결단이
임박한 듯한 발언을 잇따라 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이달중에 타결될 가
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