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의 분석가들은 14일 종합주가지수가 전날 빠르게 반등했으
나 테러에 대한 미국의 대응 등을 좀더 지켜보면서 관망하라고 권했다.
이번 미국 태러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기는 기회
다'라는 식의 발상으로 주식을 샀다가는 낭패를 볼 우려가 있다는게 이들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굳이 투자를 하겠다면 제약.유통.음식료.건설 등 내수관련주에 한해 단기
매매하는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 '아직 주식 살때 아니다'
이영원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만약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미국 공습이 시
작되면 중동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유가가 불안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공습의 경비 조달에 따른 미국의 재정압박은 달러화의 약세로 이어질 가
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건은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경
기회복 지연을 초래한다는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태동 세종증권 연구위원은 걸프전 당시 국내시장이 해외보다 강세를 보
였다고 해서 같은 상황이 이번에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걸프전때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증시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데다 증시
안정기금 확보와 수익률보장 주식형펀드의 신설로 기관투자가의 매수여력
이 생겨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북간 총리회담, 축구대회, 음악제 등에 따른 한반도 긴장완화와 지
방자치제 조기실시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걸프전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별다른 호재가 없다고 지적했다.
고객예탁금이 7조원대에 머물러 있을 뿐 아니라 투신권으로 돈이 안들어오
고 있으며 하이닉스.현대투신 문제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KGI증권 연구원도 '위기는 곧 기회'라는 식의 적극적 투자는 낭패
를 불러올 수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라는 기존 문제가 여전히 국내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발 악재는 또하나의 체계적 위험을 가져올 수있는 만큼 최악의 시나리오
를 염두에 두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투자시 내수 우량주 단기매매'
굳이 투자를 해야겠다면 제약.음식료.유통 등 내수관련 업종의 우량주에
투자하되 단기매매로 제한하라고 권했다.
SK증권 현정환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의 여파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라
며 빠른 순환매 쫓아가기, 낙폭과대로 반등하는 종목 단기매매, 우량주 분
할매수 등의 대응책이 있다고 말했다.
현 애널리스트는 금, 방위산업 관련주 순환매의 경우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위험도 역시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단기매매
시에는 저가대중주인 건설주와 금융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음식료.제약.유통주 등 생활관련 내수주는 위험관리에 유리하다고 덧붙였
다.
세종증권의 오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종목보다는 중소형주에 접근하고
정보기술(IT) 관련주는 반등시 매수시점을 찾으라고 충고했다.
경기관련주인 자동차.운송업종도 비중을 축소하고 대신 건설.제약.음식
료 등 내수관련주를 중심으로 단기매매하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