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복공격 임박으로 촉발된 주식시장의 급락세에 투자자들이 말을
잃었다.
14일 약보합세로 출발했던 주식시장은 오전장 갑자기 부풀려진 미국의 보
복공격에 대한 우려와 일부 기업 부도설 등 악성 루머로 일거에 무너지며
거래소시장은 한때 이틀전 대폭락 수준이하로 주저앉고 코스닥시장은 심리
적 마지노선이었던 50선마저 무너졌다.
세계적 악재인 이번 테러에도 불구하고 외국 증시가 비교적 안정을 유지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우리 시장의 반응정도는 민감한 정도를 넘어 가
히 '패닉' 상황이었다.
이날 새벽끝난 유럽증시에서는 영국의 FTSE지수가 1.26%상승, 전날에 비
해 상승폭은 줄었지만 이틀째 오름세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시장의 DAX지
수 역시 런던증시보다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증시중 프랑스 증시만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섰으나 0.1% 내리
는 약보합세를 기록했을 뿐이다.
한국증시와 비슷한 시간에 열리고 있는 아시아증시를 보아도 이같은 상황
은 더분명해진다. 전날 강보합세로 마감됐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오후들이
상승폭이 3%대를 넘어서면서 9천900엔선을 회복했다.
나머지 아시아증시들은 약세를 보였으나 홍콩과 중국 상하이B증시의 하락
폭은 모두 1.5%대 미만이다.
다만 대만, 태국 증시의 경우 각각 4%대와 8%대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
들 증시가 지난 12일 테러충격을 우려해 휴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이
이연된 상태여서 한국증시보다 하락폭이 크다고 할 수 없다.
우리 증시의 과민반응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구조조정 현안 등 일부 악
재가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지나치며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있다는데 입
을 모으고 있다.
이날 폭락장은 임박한 미국의 보복공격외에 장중 일본 닛케이지수가 일
부 정보벤더들에 의해 잘못 전송되면서 시장 분위기를 뒤흔들었고 일부 코
스닥기업들의 부도설, 내주초 개장할 미국증시의 충격파를 피하려는 '주말
효과'등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투자심리를 '공황'상태로 몰고갔기 때문
으로 분석됐다.
신영증권의 장득수 리서치부장은 "정작 부담을 느낄 외국인들은 양대 시
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들만 매도공세를 펼쳤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투자심리불안이 닛케이지수 오보
와 주말효과 등으로 부풀려졌다"며 "향후장세는 내주초 미국 증시동향과 보
복공격상황의 진행에 달린 만큼 지나친 투매는 손실을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