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5만원권 위조지폐가 벌써 나돌고 있다고 한다. 고액권 논란 속에 5만원권 신권이 발행된 지 불과 6일 밖에 안된 유통 초기다. 인천중부경찰서가 검거한 20대의 통화위조 혐의자는 자신의 집에 있는 컬러복합기를 이용해 266장의 5만원권을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록 정교한 것은 아니었지만 5만원권이 발행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아직까지 5만원권을 접할 기회가 없던 서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속을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행된 5만원권은 1973년 1만원권 발행 이후 36년만의 고액권이다. 그동안 물가는 12배, 국민소득은 150배 이상 올랐다. 그래서 경제규모에 맞는 고액권이 필요하다는 여론 속에 등장했지만 우리가 10만원권 자기앞수표에서 치렀던 사회적 비용을 또다시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국민들의 경제생활 전반에 걸친 변화와 함께 5만원권의 유통속도도 엄청나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기에 당초 발행 당시 예견했듯이 위조지폐 차단에 나서야 한다.

한국은행이 밝힌 바에 의하면 5만원 신권은 12가지의 다양한 위조방지기술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지폐를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그림의 색이 연속적으로 변한다. 지폐의 일련 번호도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진다. 그만큼 위조하기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지역 재래시장이나 기관을 순회하며 5만원권 위조지폐 감별법에 대한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첨단 위조방지 장치가 은행권에 삽입되고 화폐의 위조행위에 대해 무거운 형벌을 내리더라도 결국 사용자의 방심과 허점을 노리고 화폐를 위조하는 범죄행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관심을 갖고 손으로 만져보고, 기울여보고, 빛에 비추어 보는 확인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사용자들이 알아서 책임지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발행 6일만에 위폐가 나돌게된 1차적인 책임을 통화당국이 회피해서는 안된다. 고액권의 발행은 그 만큼 반대급부가 크고 각종 유혹을 낳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에게 충분히 알려 위폐의 유통을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36년만에 최고의 화폐를 발행했으면 최고의 위폐대책 마련에도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